한 말씀만 하소서 - 출간 20주년 특별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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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써내려간 듯한 정갈한 글씨체의 제목만을 가지고있는 간결한 표지의 이책은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은 어미의 처절한 하루하루를 담고 있습니다

이책은 누군가에게 읽히기위해 쓰여지는 소설도 아니고 일상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정리하여 담은 수필도 아니며 그저 오늘의 애끓는 하루의 기록인 저자의 일기들을 조금 다듬어낸 것으로서 날 것의 감정을 만나볼수가 있는데요

애지중지 키운 다섯의 자녀들중에서도 아무래도 하나뿐인 아들이라 더 애정이 가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이후로는 더 의지하게 되었을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그의 이야기는 비슷한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공감은 물론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수 있을 감정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믿을수없는 현실앞에 아침에 일어나면 꿈이 아닐까 생각하고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원망할 대상을 찾아 끝없이 화를 내다가도 내 잘못이며 내 업보인가도 싶고 나의 아픔과 슬픔과는 상관없이 잘만 돌아가는 세상과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간 다른 가족들이 밉기도합니다

입맛도 없고 의욕도 없음에도 하루하루 여전히 살아지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변화하는 감정을 다스리려 지인들과 가족들로부터 떨어져 수녀원에서 보내는 시간속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예상치못한 크나큰 상실앞에 인간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 상처받고 고통받은 사람에게 어떤 위로가 필요할지를 생각해보게합니다

저자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의 중심에는 상실과 절망에서부터 다시 생겨나오는 희망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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