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가운을 입고 미소짓는 두 사람의 사이에서 조금은 놀란 것 같기도하고 긴장한 것 같기도 한 인물이 그려진 표지를 가진 이책은 사내에 새로이 신설된 클리닉과와 약국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요현직 의사가 쓴 이야기라 더 정확하면서도 꼼꼼한 상황을 만나볼수 있습니다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좌우명으로 특별히 못나지도 않고 특별히 잘나지도 않으며 앞으로 나서는 일 없이 조용히 직장생활을 이어온 마쓰히사는 사내에 신설된 클리닉과의 의료사무원으로 인사이동을 하게 되는데요급하게 자격증을 취득하고 클리닉과로 출근해 만나게 된 과장이자 의사인 모리, 과장이자 약사인 사나다는 전문성은 물론 묘한 친화력의 소유자들입니다스트레스로 인해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거나 스스로는 자각하지못하는 입냄새를 비롯한 체취의 문제 그리고 겪어보지않으면 그 고통을 짐작하기 어려운 허리통증등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보았거나 주변에 경험자가 있을 듯한 이들의 상황을 마주하는동안 낯선 업무와 환경에 긴장감을 느끼며 잘 해나갈수 있을지 걱정이 많은 마쓰히사는 내원한 직원들을 대하는 모리와 사나다로부터 건강에 관한 것은 물론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워나가게 되는데요독자들도 건강한 삶을 위한 꿀팁은 물론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줍니다누군가에게 떠밀리듯 살아가기보다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더 잘 들여다보고 다독이며 살아간다면 인생이 좀더 행복해지지않을까싶은 생각을 하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붉은 태양과 눈덮인 산등 표지에서부터 일본 작가의 작품임을 알수 있는 이책은 일본을 대표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 작가중 한명이자 저자의 이름을 딴 문학상의 수상이 곧 추리소설 작가의 등용문이기도 한 에도가와 란포의 짧은 기담들을 모은 책입니다기이하고 괴상하여 읽고나면 서늘해지는 기담은 잔혹한 장면보다는 주인공들의 심리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을 담고있기는 한데요총 16편으로 이루어진 거장의 기담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사형 집행을 앞둔 사형수의 고백을 담은 '쌍생아'색다른 흥분을 찾아 모인 이들의 비밀스런 회합을 담은 '붉은 방'구경꾼을 모아두고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을 만나는 '백일몽'삶의 권태로부터 벗어나려 변장을 통해 아내를 속이려한 남자의 이야기인 '1인 2역'작가에게 보내져온 의문의 편지속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인간의자'비밀 모임의 가면무도회에서 벌어진 일의 진실을 담은 '가면무도회'서커스단원들의 사이에서 벌이진 일을 담은 '춤추는 난쟁이'마을에서 벌어진 흉흉한 일과 독풀의 연관성에 대해 담은 '독풀'끝을 알수없는 공간속에 갇힌 이의 이야기인 '화성의 운하'불치병에 걸린 남편과 그의 아내의 이야기인 '오세이의 등장'사랑받고 싶었으나 사랑받지 못한 어린 신부의 이야기인 '사람이 아닌 슬픔'거울이라는 장치에 매료된 것을 넘어 집착에 이르게 된 사람의 이야기인 '거울지옥'유원지의 목마와 나팔수의 이야기인 '목마는 돌아간다'전쟁에서 큰 부상을 당한 남편과 그의 아내의 이야기인 '애벌레'기차에서 만난 노인과 그가 들고다니는 누름꽃 액자의 비밀을 담은 '누름꽃과 여행하는 남자'탐정소설의 작가가 만난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메라 박사의 이상한 범죄'이렇게 16편의 기묘한 이야기는 반전으로 소름을 돋게하는 무서운 이야기도 있고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한참을 고민하게 만드는 이야기도 있으며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루는 서글픈 이야기도 있습니다아무래도 저자의 활동 시기가 근래는 아니기에 조금은 옛스러운 분위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이야기들이 그리 길지않은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편씩 읽기에 좋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선명한 색감을 가진 다양한 꽃과 잎으로 장신된 짙은 검은색으로 풍성하고 찰랑이는 머릿결을 한 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이의 모습은 얼굴이 조금밖에 보이지않아 표정을 짐작할수없어서인지 화려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해보이기도 합니다노래를 뜻하는 한자를 붙여두었기에 화녕에 대한 노래라는 의미일 제목처럼 이책은 화녕이라는 여인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때는 1930년대 중후반으로 진주의 자산가인 남초시 댁 3대 독자 인서는 유행가를 부르는 광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꾸중을 듣는 처지이며 인서를 단속하지못한 이유로 행랑채 아범이 멍석말이를 당하고는 합니다상인의 딸인 화녕은 윤심덕이 롤 모델일 정도로 노래에 재주가 있으며 정식으로 노래를 배우기위해 학교를 다니게 되지만 신분에 따른 차별을 받는 것이 일상입니다헌병대장인 스바로의 아들 킨타로는 일본인이 조선인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은 물론 누군가가 자신의 권력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이해할수 없는 아이입니다저마다의 상처를 가지고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또래의 세 아이는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결국 인연이 닿아 함께 노래극을 준비하는 사이가 되는데요노래를 부르는 것이 너무 좋은 화녕의 삶은 노래로 인해 행복하기도하고 노래로 인해 불행하기도합니다화녕이 들려주는 그 시절의 여러 노랫말들을 만날수있어 한국의 현대 가요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수 있는 이야기는 나라를 빼앗긴 이들이 가졌던 절망만큼이나 가슴에 품었던 꿈과 희망을 만나볼수있습니다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이 생각나게하는 이야기로 불꽃같은 삶을 살며 그시절을 살아내고 버텨내었던 이들에 대해 생각해보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먹음직스럽고 귀여운 계란프라이가 그려진 자판기와 캠코더를 들고 어딘가로 향하는 세 명의 실루엣 그리고 산산조각이 난 채 나뒹굴고 있는 CD들이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성장통을 겪는 유년기의 아이들과 편견에 사로잡힌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좋게 말하면 또래보다 조숙하고 어른스럽고 나쁘게 말하면 이미 세상을 다 아는 듯 행동하는 지나는 자신의 취향이 마이너하면서도 어른들과 닮아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비슷한 취향으로 죽이 잘 맞던 은청과는 열두살이 되면서부터 조금씩 어긋나게 됩니다둘의 성별이 다른 것도 이유일테지만 은청은 두루두루 친구들이 있는 반면 지나는 점점더 고독을 즐기기 때문일텐데요그들의 반에 지나보다도 더 생각이 많고 어른스러우며 딱 그만큼 또래들과의 거리를 가지고 있는 지택이 전학을 오면서 그들의 사이는 변화를 맞이합니다반숙과 완숙을 선택할수있으며 소금도 제공되는 계란프라이 자판기는 차별화된 메뉴탓에 인기가 있기도 하고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존재인데요계란프라이 자판기에 대한 추억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던 지나에게 지택 또한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안다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가동되고 있을지도 모를 자판기를 찾아가는 활동을 해보자는 제안을 합니다그리고 그 활동을 캠코더로 녹화해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지택과 함께하는 것 그 자체가 좋은 지나와 그 둘만의 추억이 생기는 것이 질투나는 은청까지 함께 시외버스로 1시간 거리의 타지로 떠나게 됩니다낯선 곳을 헤메고 서로 다투기도하지만 결국에는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로드무비같은 이야기는 지택의 비밀과 어른들의 편견 그리고 그것들이 부당하다고 느끼지만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에는 아직 어린 지나의 이야기로 바뀌며 음울하게 변하는데요열두살의 여름날 짧지만 강렬했던 그때의 일들이 지나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지나는 스스로를 용서할수있을지 어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게될지 궁금증을 안고 이야기를 따라갑니다여전히 편견과 고정관념과 차별이 만연히 벌어지는 그리고 관행과 권위주의에 매몰된 사람들이 많은 이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며 스스로에게 여러가지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책상위에 잔뜩 쌓인 서류더미와 책을 앞에두고 다정히 모여앉아 보는 이들도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세 친구의 배경은 맑고 푸른 하늘 아래에 광화문이라 적인 건물과 위압감을 주는 조선총독부 건물로 일제강점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표지에서부터 알수있듯이 이책은 일제강점기를 살아가야했던 그리고 살아내야했던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시인이자 언론인이며 교사이기도했던 백석과 그 친구들을 만나볼수있습니다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인 백석은 일본에 유학을 다녀온 이후 경성의 한 신문사의 교정부에서 근무를 하게 됩니다그곳에서 또래인 허준과 신현중을 차례로 만나게 되는데요시시각각 변해가는 국제정세와 독립운동과 관련된 정보들이 모이는 신문사에서 그들은 나라를 걱정하며 자신들이 할수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계속 고민합니다무력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할수는 없지만 우리의 언어를 사용하며 우리의 문화를 지키는 것으로 저항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암울했던 시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조국을 지키고 되찾고자했던 이들의 마음을 생각해보게합니다세월이 흘러 광복 79주년인 2024년이지만 그때의 우리 조상들이 품었던 꿈은 이루어진 것인지 그때의 우리 조상들이 지키고자했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지켜지고있는 것인지를 반문해보게 되는데요여전히 때때로 논란이 되는 역사인식과 친일의 행적에 대해 우리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고민해보고 제대로 알게되기를 바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