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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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글자들을 가로지르는 붉은 자국이 선명한 칼 한 자루가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처음부터 누가 무슨 일을 왜 했는지를 밝히며 시작을 합니다

'유니스 파치먼이 커버데일 일가를 살해한 까닭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에서 빠진 것은 유니스 파치먼은 왜 문맹인가 문맹인 것은 왜 살인의 동기가 되었는가 정도 일텐데요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고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구성은 독자들이 좀더 주인공에게 이입할수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로필드 홀이라 불리는 커다란 주택에 사는 조지와 재클린은 저택을 관리하는 데에 도움을 받기위해 가정부를 들이기로 합니다

지원자인 유니스는 어딘가 차갑고 딱딱해보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믿음직스러운데요

자신의 맡은 바 업무를 완벽하게 해내면서도 이런저런 참견은 없는 유니스의 태도에 조지와 재클린은 만족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니스의 그런 태도는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위한 행동이며 그 단점은 문맹이라는 것인데요

유니스의 삶이 어떠했는지 문맹으로서 활자를 대할 때에 어떤 마음이 드는지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상대방이 보여줄 반응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생각해보며 독자는 책을 읽어나가게 됩니다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받을 생각도 없는 유니스가 커버데일 가족의 호의와 관심에 부담감을 느껴갈 때에 만난 조앤은 여러모로 비상식적이라는 점에서 유니스의 인생은 더욱 꼬여버립니다

문맹이라는 것을 감추려하는 유니스와 문맹인 채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어긋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느라 상대방과 소통되지 못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에게 당연한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에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며 활자가 아닌 영상의 자극이라는 주제도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는 추리나 미스터리보다는 심리 스릴러라고 분류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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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종말 탈출기
김은정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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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캐릭터들이 잔뜩 놀란 표정으로 차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중앙의 그림은 물론 권총을 들고 비장하게 눈을 빛내고 있는 사람과 철창과 연결된 수갑을 한손에 차고서 펑펑 울고있는 사람 그리고 붕어빵이 든 봉지를 들고 있는 사람에 더해 한껏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하는 개까지 저마다의 사연이 무엇일지 궁금해지는 표지의 이책은 지구 종말의 우려가 퍼져나가던 상황에서 위기를 맞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 종말에 대한 우려가 퍼져나가며 혼란했던 1999년을 지나 그때의 예언을 재해석하며 새롭게 종말의 날이 대두되던 시기 초등학교 1학년인 한라는 남들과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남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집안에서 나름대로 호기심을 채워가며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동네에서는 콩가루 집안이니 민폐 가족이니 수근거리지만 한라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가족인데요

그런 한라가 태어나기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나타났다며 찾아온 외할머니의 친척이자 영험한 무당 할머니는 지구 종말의 날로 알려진 12월 21일 자정 최씨네 집 옆 공터의 사무실 지하로 들어가지않으면 최씨네 씨가 마를거라고 외할머니가 신신당부했다는 말을 전하고 갑니다

서로 데면데면한 것을 넘어 한 공간에 있는 것조차 꺼리던 최씨네 일가족은 믿기지도 않고 내키지도 않으며 계속 서로에게 투닥거릴만큼 앙금이 남은 채이지만 그래도 가족의 안전을 위해 행동에 나서는데요

과연 외할머니의 혼이 전해준대로 지구의 종말이 오는 것인지 아니면 최씨네에게만 큰일이 나는 것인지 무사히 지하에서 모든 가족이 피신할수는 있을지 예측불가의 전개가 이어집니다

종잡을수없는 이야기는 주된 화자가 8살의 한라이기에 더욱더 기발하고 유쾌하게 흘러가는데요

우당탕탕 소동극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소통 그리고 이해의 시간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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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되고 싶어 - 소중하니까, 열렬하게 덕질하는 10대의 네 가지 이야기
범유진 외 지음 / 북오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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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을 쓰고서 무표정한 얼굴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소녀의 모습이 그려진 이책은 무언가 한가지에 깊이 파고든다는 의미를 가진 덕질을 주제로하여 네 명의 작가가 쓴 앤솔러지입니다

그들은 무엇에 빠져있으며 그 덕질을 통해 어떤 성장을 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친구들과의 부당한 관계에서도 제대로 의견을 말하지못하는 소심한 가희가 일부러 친구들과 다른 학교를 지망하게 되고 좋아하는 만화속 캐릭터처럼 행동하며 달라져보고자 하는 이야기인 '최애가 되고 싶어'

오컬트를 좋아하는 내가 길고양이를 괴롭힌 일진에게 제대로 된 복수와 교육을 하려는 이야기인 '흑마법인 줄 몰랐어'

어릴 적 화목했던 시절 가족이 함께 지냈던 집에 대한 그리움으로 폐가 탐방을 하는 나의 이야기인 '그림자의 집'

자발적 아웃사이더인 세찬과 덕질에 진심인 유빈이 자존심을 걸고 대결하는 이야기인 '시네필 능력 대결'

이렇게 네 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중학생으로 아직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만큼 세상을 잘 알지 못하며 친구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만큼 어긋난 관계성에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거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쉽게 울고 쉽게 웃는 것 같아보이지만 고민이 많은 그들은 덕질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위로를 받으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데요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덕질에 진심이며 같은 주제로 덕질을 한다는 것을 알면 금세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무언가 한가지에 깊이 빠져든다는 것은 그만큼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요

나에게는 그런 열정이 있는가를 생각해보게하며 덕질에 대한 세상의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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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초이스 심리상담센터 - 영상화 기획 소설
한수정 / 잇스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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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을 가득 채우며 비추는 따뜻한 햇살을 비롯해 저마다 싱그러운 꽃과 잎들을 한가득 담고 있는 아기자기한 화분들과 다양한 크기의 액자나 종이들로 꾸며진 건물은 주변의 건물들과는 다르게 낮고 작지만 그렇기에 더 돋보이고 특별한데요

전체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분위기가 풍기는 표지의 이책은 잇스토리 영상화 기획 소설로서 저자는 슬픔이나 아픔을 갖게 한 기억이 삭제되거나 기억으로 인한 슬픔, 공포, 불안등의 감정이 삭제된다면 잃어버린 행복을 찾을수 있지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2년 전 일리미네잇 시술을 받고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쓰게 된 수지는 그 감사한 마음을 기억하며 그런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어 초이스 심리상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감정이나 기억을 지우는 일리미네잇 시술은 상담이나 약물로는 치유되지 못하는 깊은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수있게 해주는데요

일정기간 이상 상담을 진행한 이들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검사를 비롯해서 여러 단계를 거치는등 까다로운 조건에 부합하는 내담자들이 후보군이되고 그중에서도 한달에 1명씩이라는 신중함을 가지고 시술이 이루어집니다

이야기는 수지를 비롯해 일리미네잇 시술을 받은 이들의 사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저마다의 상황과 사연속에서 주인공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의미와 조건에 대해 들려주며 독자들도 함께 고민해보게합니다

행복이란 모두에게 항상 똑같지는 않다는 것과 고난 또한 그렇다는 점에서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함을 이야기하며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마음에도 따뜻하게 스며드는 힐링 소설입니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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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대각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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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1권과는 대비가 되는 구성으로 체스 말은 흰색의 퀸과 폰이 그려져 있고 그 여백은 검정색으로 사람의 옆모습을 보여주는 표지는 각각 따로 보아도 신비로우며 잘 맞아떨어지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요

1권과 2권을 동시에 두고 보면 더욱 명확한 대비와 함께 양쪽의 경기 성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함께하는 집단의 힘을 믿는 니콜은 체스에서도 숫자가 많은 폰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뛰어난 개인의 힘을 믿는 모니카는 이동성에서 제약이 적은 퀸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인데요

몇년간의 간격을 두고 세계 체스 대회에서 맞붙으며 한번은 이기고 한번은 지는 결과로 서로의 존재를 강력하게 인식하고 실력을 인정한 그녀들은 그후 나라간의 경쟁과 정치의 세계에서도 맞붙게 됩니다

군중의 심리와 혼란함을 앞세워 테러를 저지르는 니콜에 대해 개인간의 관계와 신뢰의 심리를 이용해 대적하는 모니카의 이야기는 천재들의 두뇌싸움이기도 하면서 실제로 신체적인 격돌로도 이어지며 다양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두 사람이 역사와 정치세계에서 보여주는 한 수 한 수에 더해 각각의 지원군이자 동료들의 이야기는 긴장감있게 이어지며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하게 만드는데요

독특한 상상력으로 언제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선사하는 저자의 실력이 또 한번 발휘되는 것을 느낄수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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