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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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평형대의 집이 들어선 아파트 단지

단지내에서 최고평형인 60평의 아파트 맞은편에 자리한 22평아파트에서 팍팍한 살림이지만 절약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나는 평범한 전업주부입니다

아니 전업주부였습니다

남편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먼저인지 서로에게 데면데면해진 것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부간에 애정이나 설렘은 커녕 정도 그리없는 상태로 속으로만 불평을 삼키며 살아가던 어느날 새벽에 귀가한 남편의 비밀을 목격하기전까지는 말이지요

칼을 들고 피투성이가 된 채 욕실에서 씻어대는 남편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은 이 가정이 깨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었기에 다음날 아이들이 등원한 사이 표백제로 욕실을 청소하며 집안에 남겨진 증거들을 지워내며 이미 남아있지도 않는 남편에 대한 정나미가 떨어져나갈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의 시간이 지나 평소처럼 출근했지만 귀가하지않는 남편으로 인해 삶은 더 팍팍해지고 뒷말하기좋아하는 이웃들의 입방아에 오르지만 꿋꿋이 10년을 버텨내는 나에게 큰아이가 대학생이 되면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일들이 생깁니다

이렇게만보면 힘들었던 성장과정과 능력없는 남편으로 인한 고생을 뒤늦게나마 새로운 인연을 만나 함께 남은 여생을 보내는 것으로 보상받는 예쁜 사랑이야기인 것도같지만 그 속사정은 복잡하기만한데요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지만 각자의 비밀과 욕심위에 위태로웠던 우리집만큼이나 겉모습이 전부가 아닌 집들이 많다는 것과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기억한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가족의 의미와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보게합니다

확실하게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예상가능한 일들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줄타기를 하며 내가 내린 결론이 부디 해피엔딩이기를 바라지만 과연 해피엔딩의 정의는 무엇일까 고민해보게도하네요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가족이라고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온전히 이해할수는 없다는 것을 되새길수록 소름돋게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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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뱀 메소드 안전가옥 오리지널 22
정이담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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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넘게 배우로 살고있는 미옥은 신비롭고 매혹적인 이미지로 연예계에 데뷔하였으나 초반의 인기를 이어가지못한 채 흥행도 보장하지 못하며 비슷한 역할의 시나리오만 찾아오는 잊혀져가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그리 달갑지않은 시사회의 뒷풀이에서 오래전 헤어진 연인인 영현의 근황을 듣게되고 곧이어 재벌가이면서 유명한 피부과 원장인 철중을 만나게되는데요

헤어진 연인에 대한 복수이기도하고 잊혀져가는 배우로서의 완벽한 은퇴이기도하고 많은 이들이 꿈꾸는 신데렐라스토리인 재벌가입성을 위해 세번의 이혼경력을 가진 철중과 결혼을 결심합니다

그렇게 겉으로는 완벽해보이는 삶을 설계하고 실상은 완벽한 삶을 연기하는 중인 미옥은 과거의 연인과의 추억과 자꾸만 뒤따르는 허상과 철중의 비밀과 재벌가의 추악함을 마주하며 점점 변해갑니다

상사뱀(相思蛇)은 한국의 전설에서 전해지는 괴물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뱀으로 환생한 것이라고 사전에서 찾아볼수있는데요

제목인 상사뱀 메소드와 메두사를 비롯한 뱀의 형상을 볼수있는 표지까지 이책은 뱀이 중요한 존재로서 그 이미지와 여러 설화와 본질적인 특성들까지 한데 버무러져있습니다

복잡하면서도 모호하고 허상인듯 진짜인듯 분간할수없는 미옥의 심리가 꽤나 상세하게 묘사되고있어서 독자들도 혼란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는 명확한 결말을 보이지만 개운한 느낌은 아닌데요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고 계속해서 의미들을 생각해보게하는 이야기가 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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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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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인생에서 접점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수현과 희주의 만남은 수현의 심리치료를 위해 희주의 공방에서 미술치료를 하며 이루어집니다

조직을 위해 살아가는 킬러인 수현의 어릴적 상처와 그로인한 트라우마와 자의와 타의로 억눌러로 감정들을 미술치료를 통해 조금씩 꺼내어보면서 수현은 물론 희주 또한 치유가 되어가며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요

이들의 인연은 현재의 미술치료가 아닌 25년전의 사건들에서부터 이어져오고 있었음이 차츰 밝혀지며 과연 이들이 서로를 사랑할수있을지 아니 그전에 서로를 용서할수있을지 스스로가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서 남을수있을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절절한 사랑이야기와 사랑을 넘어선 집착, 성숙되지못한 정신에서 비롯되는 광기,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 욕심등이 여러 등장인물들의 인생에서 드러나며 슬프기도하고 씁쓸하기도한데요

미술치료를 통한 치유와 진심을 전하는 마음과 분노에 굴복하지않는 용서 그리고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고 미래를 꿈꾸는 평범함이 주는 소중함을 생각해보게하는 이야기입니다

여러가지 로맨스와 사건, 추리, 반전은 물론 수현의 미술치료작품과 여러 화가들의 작품 및 인생을 만나볼수도 있는등 다양한 이야기기가 담겨있으면서도 서로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조화를 이루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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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피 다운 딜리
서지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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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의 작은 마을에서도 한참을 떨어진 인적이 드문 숲과 초원의 경계에 있는 단층집에는 무리로부터 떨어져나온 새끼코끼리를 데려와 데카르트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살고는 있지만 인간으로서는 혼자서 살아가는 다포딜이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다포딜이 외톨이라거나 은둔자는 아닌데요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이라할수있는 점술로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을 도와주며 복잡한 세상과는 한발 물러서서 살아갈뿐입니다

그리고 점술에 약간의 주술과 또 약간의 마법과 가끔은 정령들과 대화할수 있을 뿐이지요

그런 다포딜의 평화로운 겨울의 끝자락에 도움이 필요한 데샤드가 찾아오는데요

그는 어느날 갑자기 꿈을 잃어버린 사람이지요
사실은 꿈을 잃어버렸다는 자각조차 없었기에 한참을 무엇을 잃었는지도 몰랐지만요

생명체라면 모두가 잠을 자는 동안 꾸게 되는 것이 꿈인데다가 특별히 기억에 남지않는 경우가 많아 별다른 의미를 두지도 않는 그 꿈을 잃어버림으로서 어딘가 허전해지고 불안정해진 삶을 사는 데샤드를 도와주는 다포딜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야기는 동화같기도하고 우화같기도한데요

배경 자체가 판타지이기에 많은 것이 가능해서 화려하기도 하고 우문현답같은 다포딜의 언행이 데샤드는 물론 독자들에게 다양한 물음과 생각을 전해주기때문이 아닐까싶네요

이야기는 하나이지만 독자들이 받아들이는 감정이나 깨달음은 여럿이 될 다피 다운 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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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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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단둘이 살고있는 거리의 마술사 제니는 변변찮은 벌이와 여성의 역할을 한정짓는 시대의 강요에도 불구하고 마술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언제나 꿋꿋하고 당차게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여느 때처럼 공연을 마무리한 어느 날 한 신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되는데요

자신을 핑커턴탐정사무소의 대표라고 밝힌 그는 제니의 마술사로서의 재능과 집중력, 눈썰미를 바탕으로 한 업무를 함께 해달라고합니다

그 업무는 40여년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세력을 여전히 확장하고 있는 자칭 타칭 심령술사 폭스자매의 심령과의 대화에서 이루어지는 속임수를 밝히는 것으로 심령과 진짜로 대화할수는 없을테니 마술적인 눈속임과 장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같은 여성끼리는 좀더 쉽게 가까워질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그렇게 마술사 제니의 잠입업무가 시작되고 심령주의의 문제점과 폭스자매의 비밀이 밝혀지는 동안 제니와 그의 아버지, 핑커턴대표와 그의 아버지의 관계를 통해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에 대해서도 다루고있는 이책은 제목과 표지에서 풍기는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와는 상관 없이 추리와 비밀을 파헤치는 긴박한 상황과 1800년대의 시대적 배경에서 약자인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주인공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볼수있는데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제니의 아버지가 남긴 마술사의 길, 핑커턴 탐정사무소의 완벽한 요원을 위한 핑커턴지침서등 책속의 책들을 읽는 재미도 있고 얽히고 섥힌 주인공들의 비밀과 관계가 속속드러나면서 끝까지 책을 놓치못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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