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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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박물관 순례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뒤를 이을 문화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기를 기대해 본다.

 

지치지 않는 작가의 열정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히트 상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성공적으로 론칭시키고 요약본 격인 산사순례」「 아는 만큼 보인다. - 한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의 축약본 격인여행자를 위한 교토답사기를 발간하며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의 총 결산을 하시더니 이젠 국토박물관 순례라는 스핀오프를 들고 나왔다. 도대체, 삼시세끼는 언제 하시는 걸까? 지칠 줄 모르는 창작본능에 고개가 숙여진다.

 

■ 『국토박물관 순례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남도답사를 시작으로 주로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답사여행기를 쓰듯 써내려 간 것이 특징이다. 그러하다 보니 이 책을 참고로 답사단을 꾸려서 답사여행을 떠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국토박물관 순례는 고등학교 시절의 국사책처럼 시간의 흐름대로 기술되어 있다.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부터 고구려까지 말이다. 우선, 구석기시대의 유물도 대한민국에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서울은 없어도 구석기시대 지도에 연천 전곡리가 있다는 사실에 사뭇 놀랐다.

 

고구려 답사기의 아쉬움 중국이 동북공정 이후 한국인의 고구려 발해 유적답사를 통제하고 있어 현지답사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은 다 이해하지만 정말로 아쉽다. 작가가 2000년 중앙일보 창간35주년을 맞아 1415일 고구려 발해의 유적을 다녀온 추억의 답사기를 기억하며 이 부분을 썼다고 한다.[책 내용 일부 인용] 작가의 관점으로 현재의 시점에서 답사기를 쓸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것은 후대의 숙제로 남아있게 되었다.

 

유홍준 특별 강연 참관기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직접 찾아다니는 것은 내 전공이 아니다. 그래도 혜민스님이 후로 두 번째로 찾아간 작가다. 전번은 소규모의 대담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많은 독서애호가들과 팬들이 모였다, 아마도 작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출간 30주년을 기념하여 연 강연이라 그랬던 것 같다. 500만부를 판매한 기념비적인 업적에 출판사가 열심히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다. 다 주옥같은 말씀이었으나 한 가지 기억이 남는 말이 있다. 작가는 국토박물관 순례시리즈를 끝으로 답사기는 그만 쓴다는 말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지만 다음의 답사기는 그대들의 답사기로 써내려가라는 말에 심장이 뭉클했다.

 

국사와 지리 고등학교 시절 국사과목을 꽤 좋아했었다. 항상, 만점에 가까운 점수도 받았다. 그리고 선택과목도 지리와 생물을 주로 했었던 것 같다. 작가는 답사의 기초 지식이 지리라고 한다. 그중에서 그곳 땅의 생김새를 알려주는 자연지리가 기본이라고 했다.[p225] 자연지리를 알아야 그 땅에서 살던 민족과 나라가 남긴 역사지리가 이해되고 역사지리가 머릿속에 그려져야 그 나라의 역사상을 생생하고 올바르게 그릴 수 있다고 했다.[p226] 다시 한 번 ,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나라의 유적을 우리 마음대로 들여다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지만 과거의 답사기라도 기록과 기억으로 남아있으니 천만다행이라 해야 할지? 웃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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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관계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 나르시시스트를 떠나 행복한 나를 되찾는 10단계 치유 솔루션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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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관계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가스라이팅이란 개념과 회복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실용적으로 담아낸 책이다.

 

■ 「가스라이팅이란 생소한 단어는 아직 국어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은 것 같다. 네이버 오픈사전을 인용해 보자면 상황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자신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이란다. 실로 무섭고 소름끼치는 상황이다. 저자는가스라이팅을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학대의 일종이라고 했다. 저자가 20여 년간 상담을 통해 가스라이팅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가스라이팅이 지금 현세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과거에도 있었고 나름대로의 자리를 차지하며 우리 주위에서 항상 맴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이름이 가스라이팅이라고 명명되진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학창시절에도 직장생활에서도 그러한 상황들이 종종 전개되었던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간관계를 맺는다. 그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 갑질, 위력, 폭력, 왕따 등등 이러한 문제들을 안고 살면서 견디기에 익숙해진 우리 세대에게 견디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해결책을 제시하며 동시에 치유와 스스로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실제의 나열된 테스트를 통해서 본인의 상황도 체크해 볼 수 있는 유용함이 가득 들어 있다.

 

이 책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은 도입부다. 어떻게 유해한 관계에서 유해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까를 고찰해 본다.[본격적으로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보겠다.]

유해한 관계의 3단계 - ‘이상화’ ‘깍아내리기’ ‘버리기

못되게 굴 때는 정말 못되게 굴고 잘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잘한다.

후버링(38p 참조)

정신적 외상 유대감 : 스톡홀름 증후군

유해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사회적 압박감, 경제적 문제, 매몰 비용효과, 인지 부조화

 

2장부터 11장까지는 구체적으로 해법을 정리해 놓았다. 회복 단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2장 가능하면 연락을 끊자 정서적 협박을 알아차리자, 유해한 가족과 최대한 접촉을 줄이자

3장 마무리는 내손으로 하자 용서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보다, 먼저 당신의 감정과 회복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4장 자신을 용서하자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키우자 : 자신을 아끼자(자신을 사랑하자), 긍정적인 혼잣말을 되뇌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경험을 털어놓자, 자신을 의심하지 말자

5장 경계선을 정하자

경계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타인이 어느 정도까지 다가와도 괜찮은지를 정해놓은 한계점이다.

1. 정서적 경계선, 2.육체적 경계선, 3.성적 경계선, 4.시간 경계선, 5.정신적 경계선

 

6장 전문가와 상담하자 정신이 이상해야 심리치료사를 찾는 건 아니다.

인지행동치료 과장과 축소, 지난친 일반화, 개인화

변증법적 행동치료 ACCEPT(195p 참조)

7자신을 돌보자 : 신체적 건강, 정서적 건강, 영적 건강, 인간관계와 가족 관계의 건강

어떤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는 방법이 당신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즐거운 시간을 갖자, 잘 먹자,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자, 규칙적으로 운동하자, 일기를 쓰자, 명상을 하자 : 마음 챙김을 연습하자, 그라운딩 기법, 밤에 푹 자자, 소셜미디어 사용을 자제하자 : 그저 그런 일들은 인터넷에 올리지 않을 뿐이다.(234p 참조)

자신을 우선시 하자 : 5분만 투자하자, 작게 쪼개자, 자기 돌봄 약속을 하자, 여행이나 휴식으로 자기를 돌보자, 습관을 만들자

 

8장 인간관계를 회복하자 모든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할 필요는 없다. 건전하지 않은 집단을 조심하자, 사과할 일과 사과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자, ‘나 전달법으로 이야기 하자,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자,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자

9장 깊이 슬퍼하자

퀴블러 로스의 슬픔의 5단계 : 충격과 부정 > 타협 > 분노 > 우울 > 수용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 : 다른 사람에게 알리자, 바람직한 경계선을 유지하자, 우선 자신부터 돌보자, 사회활동에 참여하자

10장 자원봉사를 하자

: 대리 외상(이차적인 정신적 외상 스트레스와 연민 피로[기진맥진해서 다른 사람들에 대해 연민을 느낄 수 없는 경우])을 예방하자

 

11장 예방하자

사람들을,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자,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자

 

이 책에서 한 가지만 기억해야 한다면, 이걸 기억하면 좋겠다. 당신은 폭력적인 관계나 상황에서 벗어나 회복될 수 있다. 희망이 있다. 앞에 놓인 길이 험난하겠지만, 상황은 좋아질 수 있고, 좋아진다. 당신은 회복될 것이다. 잘해낼 것이다.(357p참조)[책에서 인용 일부 개인의견 포함]

 

이 책의 장점은 많은 실제의 예들이 군데군데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정말 이해하기 편하게 그가 경험한 실제의 사례들을 적절한 크기의 내용으로 배치해 놓았다. 그리고 자기를 체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크리스트까지 덤으로 있으니, 이해와 적용하기에 꽤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잘 활용해서 상처받은 인간관계에서 회복될 수 있는 현명한 치유법을 찾아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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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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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 명예 - 나의 명예를 지킬 것인가? 가족을 지킬 것인가?

 

여성 하원의원으로 탄탄대로 승승장구하던 그녀에게 위기가 찾아 왔다. 본인이 추진하는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키며 경력에 정점을 찍을 시점에 본인의 딸에 의해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긴 하나 사건의 여파가 너무 커져 본인의 명예, 평판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막아야 한다. 나를 위해 막을 것인가? 아니면 진정 딸 플로라를 위해서 막아야 하는가? 최근에 이런 소설을 읽지 못해서 그런지 1/3을 넘어가자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짐을 느낀다. 심장 쫄깃한 소설, 뒤가 궁금해서 견디기 어려운 소설이다. 아뿔사! 1권으로 끝나 버리는구나! 이 소설이 넷플릭스에서 작품화된다는 사실이 당연하듯 여겨진다. 몰입도 있는 소설이다.

 

아이러니하게 최근에 붉어진 여러 사건 기사와도 결이 비슷한 얘기에 더 집중이 되었다. 왜 사랑하는 연인들은 이런 장면을 찍으려 할까? 요즘처럼 인스턴스 사랑이 일반적인 시대에 매우 위험한 도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폐해도 우리나라도 이젠 예외가 아니고 더 심해지고 있다. 인간관계를 맺고 끝내는 방법 사회화 과정에 대한 제대로 된 인성 교육과 문화가 없으니 극단치의 인간들만 양성되는 것일까?


주인공 엠마 웹스터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것 인가? 그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해버릴 수 있는 사람인가? 엄마로써, 아내로써, 한 여성으로, 하원의원으로써... 모든 것을 잘해 내는 팔방미인은 동화속에만 나오는 주인공일까? 지금은 가족의 소중한 가치는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알아 가고 있다. 비교적 일찍 주말부부를 해 본터라 더욱이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해주지 못했던 일들이 더 많이 생각난다. 지금의 나라면 플로라를 살리는데 모든 것을 쏟아 부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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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 철학 공부 - 소크라테스부터 쇼펜하우어와 니체까지 형이상학부터 유머의 철학까지 세상의 모든 철학 지식 인생처음 공부시리즈 1
폴 클라인먼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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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처음 철학 공부 어렵게만 느껴지던 철학의 첫발을 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참고서 같은 책

 

철학은 역시 어렵다. 인생 처음 공부시리즈의 첫 번째 주자로 출간됐지만 철학이라는 과목은 아무리 요약해도 쉽게 풀어 써도 쉽게 내 안으로 쏙 들어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인생 처음시리즈니까 쉽게 이해될 것이고 철학에 대해서도 박식한 사람으로 불리겠지? 라는 일말의 기대는 무너져 버렸다. 나의 이해력 부족 때문인지는 몰라도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역시, 철학관련 책은 한두 번 읽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 본다. 몇 번은 읽어야 감이 올 것 같은 철학관련 책. 철학은 항상 어렵다.

 

하지만, 책의 구성은 아주 훌륭하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소크라테스에서부터 장폴 샤르트르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삶과 철학적 배경 및 대표적인 철학적 주제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철학자들 간의 어떻게 영향을 받고 계승하고 스승을 삼았는지도 적혀있다. 한 명 한 명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넓고 얇게 와인을 시음하듯이 음유할 수 있다.

 

탈레스 - 지구가 물위에 떠있다고 상상

피타고라스 정리로 유명한 수학자도 철학자 였다.

[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 ]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아리스토텔레스 - 플라톤의 형상이론을 거부하고 형이상학을 제안

마르크스는 헤겔철학에 매우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장자크 루소 자유 / 도덕성 / 자연상태 : 그의 사상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혁명의 기초를 마련했고

프랜시스 베이컨의 4대 우상 종족 / 동굴 / 시장 / 극장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저서)

르네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볼테르 캉디드(저서)

장자크 루소 - 사회계약론

마르틴 하이데거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의 큰 영향 받음. 유명한 저서 존재와 시간

 

두 번째 챕터에서는 대표적인 이론과 생각들을 명제별로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다.

실재론 / 형이상학 / 이원론 / 경험론 / 인식론 / 쾌락주의 / 공리주의

계몽주의 / 실존주의 / 자유의지 / 강한 결정론 / 유머의 철학 / 미학 / 문화철학 / 상대주의 / A이론 / 과학철학 / 언어철학 / 현상학 / 유명론 / 윤리학 / 종교철학 / 동양 철학

 

마지막 챕터에서는 플라톤의 동굴」「들판의 소같은 철학적으로 유명한 은유의 난제들을 나열해 놓았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다. - 나를 위로하는 문구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p165) 필자가 최근에 읽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정수만을 모아서 펴낸 아는 만큼 보인다에 나오는 명문이다. 책을 끝내고 나서도 정리를 못하는 나에게 그나마 위로를 주는 글이다. 어느 정도 첫걸음을 떼었으니 이제 한 번 더 읽는다면 또 다른 느낌과 감흥을 받으리라 기대해 본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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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 한 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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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정수만을 모아 담은 단 한 권의 책.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꽤 알려진 스테디셀러다. 책 제목 자체가 하나의 상징(아이콘)으로 굳었다. 이젠 애국자라 자처하는 사람은 당연히 읽어야 하는 필독서요, 문화예술인이 갖추어야 할 전공 필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순전히, 내 기준으로 말이다. 30년간 꾸준히 집필한 작가도 대단하고 그 책을 하나의 문화의 아이콘으로 성장시킨 독자들도 멋있다.

 

우리 문화재를 소개한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느낌표라는 오락 프로그램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코너에서

소개한 최순우 선생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만나고부터다. 책을 소개해 주는 코너에서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접하면서 느낀 감동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처음으로 우리나라 미술과 건축의 매력을 알기 시작한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찬란한 대한민국 문화에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다.

 

전권을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전권을 완독하지는 못했다. 국내 편이 12, 중국 편이 3, 일본 편이 5, 기타 이 책과, 산사순례 등등 처음 책이 나올 때 접하지 못했기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읽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 저 책 읽은 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흐른 뒤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실히 기억나는 것은 9권부터인 서울 편은 완독했다는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순례 - 결정적인 것은 산사순례다. 작가가 그동안 써놓은 글 중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사를 그려낸 글들을 모아서 담아낸 나의 최애 책이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는데 순천 선암사를 방문하고 승선교와 강선루를 찍은 사진으로 문화홍보대사 역할에 일조를 했다는 사실이다. 선암사의 시그니처 사진(승선교와 강선루가 어울어지는 풍경)을 찍었는데 한국관광공사 태국지점 온라인 미디어 대행사에서 사진을 사용해도 되냐는 문의가 있어 애국의 마음으로 흔쾌히 허락했다는 에피소드다.

   

■ 「아는 만큼 보인다는 출간 30주년을 맞이한 작가의 엑기스 중의 엑기스를 담았다. 국내편 12권의 정수만을 담았으니 허풍이 센 사람은 이 책을 다 보고 나서 저나의 문화유산답사기다 읽었어요! 라고 해도 허언은 아니겠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아만보(아는 만큼 보인다.) 답사단을 만들고 싶다. 희망으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기가 막히게 모집 공고문을 만들어 모든 세대가 참여해도 되는 문화유산답사단을 만들어 책의 동선처럼 따라가며 온 국토를 답사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영어로 번역하여 세계에 내놓는다면 나름 관광상품으로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그때는 유홍준 교수께서 로열티를 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미리 작업을 해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

 

1부 제목 : 사랑하면 알게 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p165) 조선 정조시대에 유한준(1732-1811)이라는 문인이 당대의 최고 가는 수장가였던 석농 김광국의 수장품에 붙인 글을 작가가 나름대로 각색하여 만든 문장이라고 한다.(p164참고)

원래 문장의 뜻은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데 작가가 이렇게 멋진 문구로 재탄생시켜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더라도 다 이치가 맞아지는 희대의 명언을 만들어 냈다.

 

2부 제목 :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김부식의 삼국사기 백제본기에서 백제의 궁궐 건축에 대해 평한 글인데, 정도전의 조선경국전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다고 한다. 작가는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의 아름다움은 궁궐 건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백제의 미학이자 조선왕조의 미학이며 한국인의 미학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p408)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참으로 고풍스럽고 멋스러운 문장이다.

 

그동안 집대성한 책의 정수 중의 정수만을 모아서 한 권으로 뽑아냈으니 아주 보물과 같은 책이다. 다만, 글을 처음 쓴 시점과 수정했던 시점조차 지금과 물리적 시간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 점을 고려하고 읽어야 더욱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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