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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김준태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3월
평점 :
■ 『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참으로 신선한 책이며 시의적절한 내용이다. 출간 시기가 기가 막힌다. 미래를 예측한 듯 리뷰를 쓴 시점은 대선가도의 출발선이 러쉬를 이루고 있다. 지금으로 말하면 대통령이 고시 문제를 주관식으로 출제하고 응시생들이 직접 답안지를 채운다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채점도 한다. 의외로 역사적으로 평가가 인색한 왕들도 좋은 질문을 한 경우도 있고 신하들의 답변 수준은 정말로 파격적이다. 책 제목처럼 목숨 걸고 답하고 귀양을 간 신하도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그 시대의 신하들은 대쪽 같은 분들도 많았나 보다. 하여튼, 많은 역사 서적들 가운데 독보적인 분야를 만들어 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과 답변이 이 시대 나라를 경영하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좋은 약이 되는 내용이니 시대의 요구와도 적절히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 의외로, 스타성을 가진 조선 임금들의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그러한 역사적 자료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작가의 선택이 그런지는 잘 알 수 없겠으나 책에 실린 내용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태종1, 세종2, 연산군2, 중종4, 명종1, 선조1, 광해군1, 인조2, 숙종1, 정조2, 철종1, 비교적 골고루 들어 있다. 역사적으로 성군으로 평가받는 임금들의 건수가 더 많아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은 나의 선입관인가 보다. 어찌되었던, 내용들을 잘 갈무리하면 지금의 정책에도 참고로 할 내용들이 꽤 있다. 정답은 어느 시대나 대동소이한 것 같다.
■ 질문을 하는 리더의 태도가 문제임을 지적하는 답변들이 꽤 있다. 질문을 하고도, 질문들에 대해 관심도 없고 이미 답을 정해 놓고 물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게 한다. 알고 싶은 의지도 없고, 알지만 실천할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아 성군이 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괜히 나오지는 않겠지.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 인사고과를 매기는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변계량은 벼슬한 햇수 즉, 연차에 따라 승진을 결정하는 방식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p)
■ 평소 레드팀 역할을 해준 황희, 맹사성, 허조 등의 조언에 귀 기울이며 보완하고 또 보완했지만, 어디까지나 시행 단계에서 그리고 단기적으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응이었을 뿐이다. (33p)
■ 신숙주가 보기에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건 사람이다. 좋은 제도를 만들고 법을 잘 지키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 제도와 법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인재가 있어야 한다. (37p)
■ 장점을 취한 뒤에는 반드시 장점을 보완하고 바로 잡아야만 인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50p)
■ 공동체 내부의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리더가 솔선수범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히 인재의 수가 많아질 것이다. (62p)
■ 훌륭한 참모란 리더가 올바른 길을 걷도록 돕고 리더를 성공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리더의 뜻을 거스를 수도 있어야 한다. (75p)
■ 나의 편견을 극복하고 생각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경청이 중요하다. ~중간 생략~ 그러므로 임금은 언제나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 임금에게 경청은 미덕이 아니라 의무다. (90p)
■ 마음을 한결같게 유지하기 위해선 매일매일 성찰하고 반성하는 노력과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을 병행해야 한다.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비로소 처음의 시작도 잘하고 끝맺음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 (92p)
■ 그러므로 출처를 잘하기 위해선 원칙과 신념을 지키되 상황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무엇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지금 상황에 어울리는 선택인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115p)
■ 현실과 이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운데 공동체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속도를 찾으면 된다. (125p)
■ 중종의 질문과 김의정의 대책은 공동체의 의사결정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참고할 만하다. (128p)
■ 리더가 인재를 우대하고 인재가 리더에게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조직에는 좋은 인재가 몰릴 수밖에 없다. (136p)
■ 선비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있어 품계에 구애받지 말고 근무한 세월을 따지지 말 것 (139p)
■ 『대학』에선 ‘성의’를 위한 구체적인 요령으로 ‘홀로 있을 때를 삼가는 것[신기독(愼基獨)]’과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무자기(毋自欺)]’ 두 가지를 제시한다. (149p)
■ 관직은 크건 작건 반드시 재능에 따라 천거해야 하고 작위는 높건 낮건 반드시 능력에 따라 천거해야 합니다. (165p)
■ 관계는 쌍방향이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쪽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관계는 성공할 수 없다. (184p)
■ 내가 먼저 상대를 위해 노력하고, 내가 먼저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쓴다면 자연히 상대방도 내게 다가올 것이다. 윗사람이 특히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193p)
■ 요컨대 여리박빙이든, 계신공구든 스스로를 세심하게 단속하고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뜻이다. (212p)
■ 내게 부족한 점이 없는지 항상 반성하며 ‘내가 더 정성을 다해야겠다’라고 마음먹으면 된다. 그러한 태도가 나태함을 예방하고 나를 더 나은 나로 만들어 줄 것이다. (214p)
■ 따라서 정약용은 일반 관리는 보직을 계속 순환시키되 ‘문무반의 관장’, 즉 관청의 장관이나 책임자는 ‘구임’, 업무를 오래 맡기자고 주장했다. (222p)
■ 그는 “나라를 다스리고 집안을 이끄는 사람은 적은 걸 걱정하지 않고 균등하지 않음을 걱정해야 하며, 가난함을 걱정하지 않고 불안함을 걱정해야 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235p)
■ 문제 해결을 위해선 리더의 올바른 상황 인식과 적극적인 태도, 실천이 중요하다는 게 김윤식의 대책이 주는 교훈이다. (23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