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 한 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는 만큼 보인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정수만을 모아 담은 단 한 권의 책.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꽤 알려진 스테디셀러다. 책 제목 자체가 하나의 상징(아이콘)으로 굳었다. 이젠 애국자라 자처하는 사람은 당연히 읽어야 하는 필독서요, 문화예술인이 갖추어야 할 전공 필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순전히, 내 기준으로 말이다. 30년간 꾸준히 집필한 작가도 대단하고 그 책을 하나의 문화의 아이콘으로 성장시킨 독자들도 멋있다.

 

우리 문화재를 소개한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느낌표라는 오락 프로그램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코너에서

소개한 최순우 선생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만나고부터다. 책을 소개해 주는 코너에서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접하면서 느낀 감동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처음으로 우리나라 미술과 건축의 매력을 알기 시작한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찬란한 대한민국 문화에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다.

 

전권을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전권을 완독하지는 못했다. 국내 편이 12, 중국 편이 3, 일본 편이 5, 기타 이 책과, 산사순례 등등 처음 책이 나올 때 접하지 못했기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읽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 저 책 읽은 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흐른 뒤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실히 기억나는 것은 9권부터인 서울 편은 완독했다는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순례 - 결정적인 것은 산사순례다. 작가가 그동안 써놓은 글 중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사를 그려낸 글들을 모아서 담아낸 나의 최애 책이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는데 순천 선암사를 방문하고 승선교와 강선루를 찍은 사진으로 문화홍보대사 역할에 일조를 했다는 사실이다. 선암사의 시그니처 사진(승선교와 강선루가 어울어지는 풍경)을 찍었는데 한국관광공사 태국지점 온라인 미디어 대행사에서 사진을 사용해도 되냐는 문의가 있어 애국의 마음으로 흔쾌히 허락했다는 에피소드다.

   

■ 「아는 만큼 보인다는 출간 30주년을 맞이한 작가의 엑기스 중의 엑기스를 담았다. 국내편 12권의 정수만을 담았으니 허풍이 센 사람은 이 책을 다 보고 나서 저나의 문화유산답사기다 읽었어요! 라고 해도 허언은 아니겠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아만보(아는 만큼 보인다.) 답사단을 만들고 싶다. 희망으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기가 막히게 모집 공고문을 만들어 모든 세대가 참여해도 되는 문화유산답사단을 만들어 책의 동선처럼 따라가며 온 국토를 답사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영어로 번역하여 세계에 내놓는다면 나름 관광상품으로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그때는 유홍준 교수께서 로열티를 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미리 작업을 해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

 

1부 제목 : 사랑하면 알게 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p165) 조선 정조시대에 유한준(1732-1811)이라는 문인이 당대의 최고 가는 수장가였던 석농 김광국의 수장품에 붙인 글을 작가가 나름대로 각색하여 만든 문장이라고 한다.(p164참고)

원래 문장의 뜻은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데 작가가 이렇게 멋진 문구로 재탄생시켜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더라도 다 이치가 맞아지는 희대의 명언을 만들어 냈다.

 

2부 제목 :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김부식의 삼국사기 백제본기에서 백제의 궁궐 건축에 대해 평한 글인데, 정도전의 조선경국전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다고 한다. 작가는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의 아름다움은 궁궐 건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백제의 미학이자 조선왕조의 미학이며 한국인의 미학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p408)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참으로 고풍스럽고 멋스러운 문장이다.

 

그동안 집대성한 책의 정수 중의 정수만을 모아서 한 권으로 뽑아냈으니 아주 보물과 같은 책이다. 다만, 글을 처음 쓴 시점과 수정했던 시점조차 지금과 물리적 시간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 점을 고려하고 읽어야 더욱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