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김준태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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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참으로 신선한 책이며 시의적절한 내용이다. 출간 시기가 기가 막힌다. 미래를 예측한 듯 리뷰를 쓴 시점은 대선가도의 출발선이 러쉬를 이루고 있다. 지금으로 말하면 대통령이 고시 문제를 주관식으로 출제하고 응시생들이 직접 답안지를 채운다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채점도 한다. 의외로 역사적으로 평가가 인색한 왕들도 좋은 질문을 한 경우도 있고 신하들의 답변 수준은 정말로 파격적이다. 책 제목처럼 목숨 걸고 답하고 귀양을 간 신하도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그 시대의 신하들은 대쪽 같은 분들도 많았나 보다. 하여튼, 많은 역사 서적들 가운데 독보적인 분야를 만들어 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과 답변이 이 시대 나라를 경영하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좋은 약이 되는 내용이니 시대의 요구와도 적절히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의외로, 스타성을 가진 조선 임금들의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그러한 역사적 자료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작가의 선택이 그런지는 잘 알 수 없겠으나 책에 실린 내용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태종1, 세종2, 연산군2, 중종4, 명종1, 선조1, 광해군1, 인조2, 숙종1, 정조2, 철종1, 비교적 골고루 들어 있다. 역사적으로 성군으로 평가받는 임금들의 건수가 더 많아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은 나의 선입관인가 보다. 어찌되었던, 내용들을 잘 갈무리하면 지금의 정책에도 참고로 할 내용들이 꽤 있다. 정답은 어느 시대나 대동소이한 것 같다.

 

 

질문을 하는 리더의 태도가 문제임을 지적하는 답변들이 꽤 있다. 질문을 하고도, 질문들에 대해 관심도 없고 이미 답을 정해 놓고 물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게 한다. 알고 싶은 의지도 없고, 알지만 실천할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아 성군이 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괜히 나오지는 않겠지.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인사고과를 매기는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변계량은 벼슬한 햇수 즉, 연차에 따라 승진을 결정하는 방식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p)

 

평소 레드팀 역할을 해준 황희, 맹사성, 허조 등의 조언에 귀 기울이며 보완하고 또 보완했지만, 어디까지나 시행 단계에서 그리고 단기적으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응이었을 뿐이다. (33p)

 

신숙주가 보기에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건 사람이다. 좋은 제도를 만들고 법을 잘 지키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 제도와 법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인재가 있어야 한다. (37p)

 

장점을 취한 뒤에는 반드시 장점을 보완하고 바로 잡아야만 인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50p)

공동체 내부의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리더가 솔선수범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히 인재의 수가 많아질 것이다. (62p)

 

훌륭한 참모란 리더가 올바른 길을 걷도록 돕고 리더를 성공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리더의 뜻을 거스를 수도 있어야 한다. (75p)

 

나의 편견을 극복하고 생각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경청이 중요하다. ~중간 생략~ 그러므로 임금은 언제나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 임금에게 경청은 미덕이 아니라 의무다. (90p)

 

마음을 한결같게 유지하기 위해선 매일매일 성찰하고 반성하는 노력과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을 병행해야 한다.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비로소 처음의 시작도 잘하고 끝맺음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 (92p)

 

그러므로 출처를 잘하기 위해선 원칙과 신념을 지키되 상황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무엇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지금 상황에 어울리는 선택인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115p)

 

현실과 이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운데 공동체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속도를 찾으면 된다. (125p)

 

중종의 질문과 김의정의 대책은 공동체의 의사결정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참고할 만하다. (128p)

 

리더가 인재를 우대하고 인재가 리더에게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조직에는 좋은 인재가 몰릴 수밖에 없다. (136p)

 

선비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있어 품계에 구애받지 말고 근무한 세월을 따지지 말 것 (139p)

 

■ 『대학에선 성의를 위한 구체적인 요령으로 홀로 있을 때를 삼가는 것[신기독(愼基獨)]’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무자기(毋自欺)]’ 두 가지를 제시한다. (149p)

 

관직은 크건 작건 반드시 재능에 따라 천거해야 하고 작위는 높건 낮건 반드시 능력에 따라 천거해야 합니다. (165p)

 

관계는 쌍방향이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쪽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관계는 성공할 수 없다. (184p)

 

내가 먼저 상대를 위해 노력하고, 내가 먼저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쓴다면 자연히 상대방도 내게 다가올 것이다. 윗사람이 특히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193p)

 

요컨대 여리박빙이든, 계신공구든 스스로를 세심하게 단속하고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뜻이다. (212p)

 

내게 부족한 점이 없는지 항상 반성하며 내가 더 정성을 다해야겠다라고 마음먹으면 된다. 그러한 태도가 나태함을 예방하고 나를 더 나은 나로 만들어 줄 것이다. (214p)

 

따라서 정약용은 일반 관리는 보직을 계속 순환시키되 문무반의 관장’, 즉 관청의 장관이나 책임자는 구임’, 업무를 오래 맡기자고 주장했다. (222p)

 

그는 나라를 다스리고 집안을 이끄는 사람은 적은 걸 걱정하지 않고 균등하지 않음을 걱정해야 하며, 가난함을 걱정하지 않고 불안함을 걱정해야 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235p)

 

문제 해결을 위해선 리더의 올바른 상황 인식과 적극적인 태도, 실천이 중요하다는 게 김윤식의 대책이 주는 교훈이다. (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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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원전 완역판 2 : 군성
요시카와 에이지 엮음, 바른번역 옮김, 나관중 원작 / 코너스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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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_군성- 조조는 누구인가? 고우영작가는 사나이라 표현했지만 동의할 수 없다. 조조의 근본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 있다. 바로 여백사 가족 몰살 사건이다. 충격이다. 동탁을 피해 달아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오해로 생긴 일이라고 두둔할 수 있겠으나 선을 넘었다. 최소한 삼국지의 나오는 아수라와 같은 조조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까발려 주는 사건이라 쉬이 잊혀지지 않는다.

 

유비 아우들의 무용이 온 천하에 알려지는 사건이 등장한다. 이름하여 술잔이 식기 전에사건이다. 관우가 동탁의 용장 화웅의 목을 술잔이 식기도 전에 단칼에 베어버린 에피소드다. 이로써 보잘 것 없어 보이던 유비의 진영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동탁의 히든카드 여포를 비록 1:3이지만 몰아붙인 장면은 삼국지에서 삼 형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사건이다.

 

연환계, 초선, 왕윤, 여포와 동탁, 제거되는 동탁. 그러나 끝이 아니다. 이각과 곽사, 끝이 없는 권력 쟁탈전에서 죽어나는 것은 선량한 백성들이다. 삼국지에서도 10, 오만 그러한 병정들도 그 시대는 대부분 죽는다. 인해전술이다. 그래서,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한나라 황제를 위함이라 강변하지만, 왕윤이 사용한 연환계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수양딸이기에 그러한 일을 감행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하여튼, 그 막강한 독재 권력의 동탁을 여리여리한 여인을 이용해 제거했다니, 역시 펜이 칼보다 강하고 여자가 남자보다 강하다는 말이 사실이다.

 

때를 기다리는 자는 얻는다. 그래도 고구마같이 답답한 유비를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유비는 서주를 무혈로 접수했다. 서주 태수가 된 것이다. 현덕은 명분 없는 난폭한 군대나 악랄한 책모를 이용하여 하늘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강제 찬탈을 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레 찾아온 운명을 받아들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306p)핵고구마 유비의 진가가 드러나는 사건이다.

 

동탁을 설득한 이유의 절영지회 고사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폭군 동탁도 이유의 충언을 받아들였을 정도이니까 말이다.

(216~218p)

 

조조를 만들어 준 밝은 면은 부하의 충언을 잘 듣는 경청하는 귀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조조는 결단력 있는 사내다. 남의 충언을 들으면 즉시 받아들이는 게 큰 장점이다.(3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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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는 착각 - 나는 왜 어떤 것은 기억하고 어떤 것은 잊어버릴까
차란 란가나스 지음, 김승욱 옮김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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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한다는 착각- 기억의 기본원리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낸 책. 그러나, 초보자에겐 이런 난이도도 쉽지 않다. 생소한 단어들을 곱씹으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다 보니 조금씩 희미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이가 한 살 더 들 때마다 기억력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되는 느낌이 들어 항상 당황했었다. 건망증도 심해지고 책에서처럼 내가 왜 주방에 왔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일상인 삶이 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현상이 자연스럽고 과학적인, 단지 뇌 속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현상이라고 위로해 준다.

 

기억의 왜곡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 책을 조금 일찍 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을 키우기 전에 알았다면 너무 좋았을 것 같다. 적은 분량이 나오긴 하지만 한국의 엄마들이 본다면 깜짝 놀랄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때 엄마가 그 각각의 조각에 반응하는 방식이 아이의 기억과 아이 자신에 대한 감각을 바꿔놓을 것이다. (293p)

엄마와 아이 사이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이 아이가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기억의 오염도 가능하다는 사실엔 소름이 끼친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심리요법 등의 선한 의도로 사용된다면 선순환되는 좋은 역할을 하겠으나 자칫 의도를 가지고 범인으로 몰아가기 등이 수사기관에 의해 남용된다면 사회의 신뢰도는 급격하게 추락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기억의 오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 「머니 볼에 대한 내용도 나와서 흥미로왔다. 영화로 제작된 머니 볼을 몇 번이나 N차 관람하였기에 그 감동은 여전하다. 벼락치기 보다는 적당한 휴식을 뇌에게 주는 것이 가성비가 더 좋다는 사실과 중간중간에 쪽지 시험을 보는 것이 학습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내용 등 학부모들이 안다면 흥분할 부분이 꽤 있다. 어쨌든, 책 제목과 책의 디자인 및 컬러감이 좋은 책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내용도 Good이다.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우리 뇌가 항상 변화하는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게 설계된 탓에 기억은 변형되고 쉽고 때로는 부정확하다. (15p)

 

에빙하우스의 연구 결과에 약간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가 밝혀낸 기본적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일 중 많은 부분이 하루도 안 돼서 잊힐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25p)

 

우리가 매일 어떤 일을 기억해 내거나 기억해 내지 못할 때, 전전두엽피질이 주역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피질의 수많은 기능 중 하나는 의도를 지닌 학습을 돕는 것이다. (34p)

 

최고 경영자, CEO의 임무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부서의 활동을 조정해서 전 직원이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회사를 이끄는 것이다. (43p)

 

어떤 방에 들어갔는데 애당초 왜 들어왔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건 기억에 문제가 생긴 탓이 아니다. 기억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사건의 경계선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정상적인 결과다. (78p)

 

과거를 돌아볼 때 우리는 특정한 시기 즉 열 살부터 서른 살 사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의 기억이 이렇게 우세한 것을 회고 절정이라고 부른다. (82p)

 

그는 야구 통계에서 패턴을 찾아내 위대한 선수와 이기는 팀을 식별해 내려고 했다. (95p)

 

기억에는 과거와 현재가 모두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회상하는 순간에 생각과 동기가 과거 기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130p)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의 양이 치솟으면 그 상황 직전이나 직후의 일을 기억하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154p)

 

도파민의 이런 기능 때문에 때로 우리는 오로지 상실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무런 즐거움 없이 일만 열심히 하는 쾌락의 트레드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162p)

 

이처럼 잘못된 환경에 있으면 중독의 재발이라는 악순환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169p)

 

흥미로운 반전은, 해마가 의식적인 일화기억을 끌어내는 일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유도하는 일에 조금 더 유능했다는 점이다. 해마와 전전두엽피질이 통신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따끔거리는 거미 감각을 느끼기만 할 뿐 그 원인이 무엇인지 지목할 수 없다.

(206p~207p)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여섯 명 중 한 명은 자신이 태어난 주를 떠난 적이 없다. (225p)

 

물리적 시간여행이 피드백 고리를 만들어내 현재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과거 사건을 회상할 때의 정신적 시간여행에도 비슷한 원칙이 적용된다. 과거를 떠올리며 기억에 새로운 요소를 첨가하면 과거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230p)

사람이 진짜 기억과 이식된 기억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기억을 갱신할 때조차 자신의 기억을 감시해서 사실과 픽션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음은 시사한다. (247p)

 

기억을 꺼낸 순간부터 기억의 강화, 약화, 수정이 가능하다는 사실 은 이미 알려졌다. 이런 식의 기억 갱신이 바로 심리요법의 핵심이며, 심리요법은 기본적으로 과거에 만들어진 신경연결을 바꾸는 것이다.

(258p)

 

기억을 떠올리면서 과거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수 있다면, 고통스러운 기억을 갱신해서 비교적 참을 만한 기억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변화가 심지어 성장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259p)

 

우리 뇌는 실수와 도전에서 교훈을 얻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것은 실수 기반 학습이라고 부른다. (263p)

 

그러나 뇌가 적극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데에도, 그렇게 배운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269p)

 

몇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벼락치기를 하느니 같은 시간을 여럿으로 쪼개서 중간에 휴식 시간을 두는 편이 대체로 훨씬 더 가성비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심리학 연구 결과가 정말로 산더미만큼 쌓였다. (275p)

 

수면 연구자 매슈 워커의 말을 다음과 같이 조금 달리 표현해 보았다. “잠 덕분에 우리는 기억을 지혜로 바꿀 수 있다.” (282p)

 

기억하는 자아를 잘 알게 되면, 기억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과거의 족쇄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킨 뒤 오히려 과거를 안내인 삼아 더 나은 미래로 향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3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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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원전 완역판 1 : 도원
요시카와 에이지 엮음, 바른번역 옮김, 나관중 원작 / 코너스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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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_도원- 영원한 고전 삼국지 다시 읽기에 돌입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사주신 계림문고 세계문학전집, 그중에 서부극 시리즈를 마르고 닳도록 읽은 기억이 있다. 보안관 와이어트, 황야의 3형제등 서부의 총잡이가 그렇게 멋있어 보였나 보다. 그 후 삼국지도 즐겨서 읽었던 것 같다. 정비석의 5권짜리 삼국지를 읽었고, 한 권으로 된 대판형의 두꺼운 삼국지도 구해 읽었다. 이문열의 삼국지, 황석영의 삼국지도 물론이다.

 

이번 시리즈는 완역본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읽게 되었다. 요시카와 케이지의 작품은 초기 우리나라 삼국지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들 한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삼국지, 사실 CD도 소장하고 있지만 이번에 비교해서 보려고 이현세와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까지 거금(?)을 들여 구했다. 삼국지라는 삼국지는 다 보겠다는 심정으로 말이다. 물론 설민석의 삼국지도 읽었다. 왜 이렇게 삼국지에 열광할까?

 

현실 도피적인 이유도 있고, 고전에서 교훈과 성찰을 얻기 위함도 있다. 고전은 정답이다. 만고의 진리다. 다만, 그동안 많은 삼국지를 섭렵하였기에 이번에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비틀기를 해보려고 한다. 유비는 쪼다?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에 나온 인물 소개다.) 조금 어리석고 모자라 제구실을 못하는 사람 또는 그런 태도나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표준국어대사전 인용)이다. 고개가 주억거려진다. 유비는 우유부단한 전형적인 마마보이다. 그렇지만 사전에 나오는 정도는 아니다. 유비를 만든 건 강인하고 근성이 있는 그의 어머니다. 그의 어머니는 명문가 집안의 어른답게 나약한 유비를 꾸짖어 대해로 나가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어머니, 어머니는 위대하다. 존경스럽다. 자식을 위해 끝없이 희생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이 자식을 살리는 길이 아니다. 유비의 어머니는 그러한 모습으로 유비에게 호통을 쳐서 유비가 대의를 위한 출발점에 서도록 만든다.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이날 이때까지 기본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유비는 금수저다. 혈통적으로 황제의 후손(중산정왕 유승의 후예이며 한나라 경제 각하의 원손)이니까 말이다. 가진 것 없지만 혈통하나로 대의를 위한 당당한 명분을 삼은 유비다. 유비의 성공 요소 세 가지를 뽑자면 다음과 같다. 혈통(금수저), 일당백의 아우들, 어머니라고 본다. 아직 1권 리뷰를 쓰고 있으니 이만하자.

 

조조의 동탁 암살 미수 사건으로 1권은 마무리된다. 간웅 조조의 이야기는 2권 리뷰에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결론적으로 조조가 세운 위나라가 조씨는 아니지만 사마씨로 천하를 통일하게 되는데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있을까?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인가 조조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어찌되었던 위나라가 삼국을 통일하게 돼서 삼국지 애독가로서 씁쓸하다. 내 버전으로 번역해 버린다면 어차피 픽션이니 유비가 통일하고 어쩌고저쩌고하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삼국지 주인공 중에서 유비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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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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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베스트셀러 작가 유홍준의 인생을 엿 볼 수 있는 답사기다.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작가의 청년 시절의 이야기는 시차 적응에 어려움이 있지만 구수하고 감동적인 스토리에 뚝배기 같은 맛이 난다.

 

그의 대표작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만큼 몰입도도 있고 그의 인생을 통과하는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마치 선생의 자서전과 비슷해 보이나 본인보다는 본인과 교류하고 어울렸던 시대의 거장들과의 이야기가 주이다. 내가 예상치 못한(평범하고 귀하게 자랐을 것으로 생각) 파란만장한 선생의 일대기가 눈앞에 그려진다.

 

말 그대로 잡문을 묶어 놓은 거라 전체적인 내용을 몇 마디 문장으로 정리하기는 애초에 글렀다. 그래서,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 속에서 건진 인상깊은 문장을 읽는 것이 정답이지 않나 싶다. 인상깊은 문장 자체도 인용된 글들이 많으나 어찌 되었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다.

 

친절하게도 마지막 부록에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잡문을 실었다. 다소 따라가기 어려운 내용도 있으나 여러분 반복하면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하다.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태초에 이 땅의 주인으로 태어나 잡초라는 이름으로 짓밟히고, 뽑혀도 그 질긴 생명력으로 생채기 난 흙을 품고 보듬어 생명의 터전을 치유하는 위대함을 기리고자 이 비를 세우다.[잡초공적비 비석 받침대에 쓰여 있는 글, (27p)]

 

예술은 사기이되 이유가 있는 사기인 것이다. (49p)

 

모든 물건에는 주인이 있는 법인데, 이제 소책자가 주인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또한 선친의 뜻입니다. 청컨대 웃으면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57p)

 

하루 종일 이것만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 주디 덴치의 달항아리 작품평 (87p) ]

 

남한의 3대 정자로는 진주 남강변의 촉석루, 밀양 낙동강변의 영남루, 제천 청풍 남한강변에 한벽루를 꼽고 있다. (89p)

 

정부 조직에서 부()는 나라의 정책을 맡고 청()은 현장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106p)

 

그래서 인생도처 유상수(人生到處 有上手, 세상 곳곳에 상수가 있다)’라고 했다. (109p)

 

그때 나는 욕망이라는 단어가 그토록 강력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 중간 생략 ~ 이것이 정녕 욕망이 아니길 바라는 기도하는 마음이다. (140p)

민족 장래 인인유책’ ‘문화 창달 인인유책’ :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책임 있다. (148p)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하고 있다.”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157p , 158p)

 

인생을 뜻깊고 선이 굵게 사는 사람은 자살한 것에는 잔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매사에 정확하고 성실하고 섬세한 사람이 선이 굵고 멀리 볼 수 있는 법입니다. 신랑 신부는 시간을 지킨다는 작은 일부터 소홀히 하지 말고 먼 곳을 생각하길 바랍니다.

( 주례사 일부, 235p)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묘비 명, 251p)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256p)

 

톨레랑스 : 한자로 풀자면 화이부동(和而不同)’에 가깝다. 즉 남을 존중하시오. 그리하여(남으로 하여금 당신을) 존중하게 하시오라는 뜻이다. 홍세화의 화()이다. (276p)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닷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김민기가 고3때 작사 작곡한 노래, (284p) ]

 

김민기는 항상 겸손하여 자기 자신을 뒷것이라고 낮추었지만 그가 남긴 노래는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영원히 남을 겁니다.” (297p)

 

풍부하되 한마디 군더더기가 없고, 축약했으되 한마디 놓친 게 없다. [당송 8대가의 한 분인 당나라 한유는 양양 우적 상공께 올리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320p)

 

글을 잘 썼기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그보다는 문화유산을 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339p)

 

네가 쓴 감은사 답사기를 다 읽고 나니 너는 없어지고 감은사탑만 남더라.” (3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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