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세계사 - 전면개정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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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세계사의 흐름에 변곡점이 되는 중요한 사건들

 

정치인으로서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그이지만, 작가로서의 유시민은 아주 매력적이다. 그래서 , 그의 책은 찾아 읽는 편이다. 최근엔 유럽도시기행1,2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일반적인 여행기가 아니라서 좋은 감흥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역사를 담은 통사가 아니다. 세계역사에 있어서 변곡점이 될 만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작가의 기준으로 뽑아내서 기술한 책이다. 역사적 변곡점내지 터닝 포인트를 기술하다 보니 세계역사와 상관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놀랍게도 기술된 사건 사건하나만 읽어도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과 방향들을 인지할 수 있다.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들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다. 일반적인 역사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성인으로서는 꼭 읽어야 할 필수적인 교양서가 아닌가? 판단된다. 이러한 대단한 식견이 포함된 책을 1988(29)에 처음 출간했다고 하니 놀랍고 샘이 날 지경이다. 이 책은 처음 출간한 책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전면개정판으로 새로 펴낸 책이다.

 

드레퓌스 사건 : 국가 권력이 한 개인을 파렴치한 간첩으로 몰아 버린 사건이다. 끝끝내 진실을 숨기려고 한 거대한 악의 힘들은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진실은, 한 개인의 끝가지 자기가 저지르지 않은 일은 인정하지 않고 저항하며 죄가 없음의 주장을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에밀 졸라와 같은 양심적인 소수의 지식인들에 의해 밝혀지기 시작했다. 대혁명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결과가 뒤바뀐 몇몇의 재심 사건들이 떠오른다. 드레퓌스 사건은 그가 유대인이었다는 점에 상당한 의의가 있다. 그래서 , 누명을 벗기 위해 더 지난한 싸움을 했던 것으로 작가는 기술했다. 진실을 왜곡하고 숨기는 이런 억울한 옥살이는 우리나라건, 다른 나라건 이 지구상에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폐습이다. 우리 시민들은 정신 차려 세상을 주시 할 책임이 있다.

 

사라예보 사건 : 1차 세계대전의 불씨, 그러나 불씨가 없었어도 전쟁은 일어났을 것이다.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제국주의의 상황을 잘 설명해 놓았다.

 

대공황 : 완벽하지 않은 자유방임주의 경제철학, 더불어 잘살기 위해서는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어는 정도 공공의 영역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사건이다. 민간과 공공이 적절한 황금비율로 성장해야 모두가 잘사는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 다만, 인간은 아직 그 황금비율을 모를 뿐이라는 안타까운 사실.

 

대장정 : 중국이 어떻게 공산화 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사건이다. 중요한 것은 민심을 잃으면 나라도 잃는다는 교훈이다. 화력과 병력 숫자에서 압도적이었던 장제스의 군대가 홍군에 패배한 원인이 민심을 잘 헤아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민심을 얻으면 백전백승하는 논리는 만고의 변함없는 진리라고 생각한다. 민심은 생물이다. 살아있다. 늘 틀에 박혀 있지 않기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금방 멀어진다는 사실 기억해야 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 중동의 화약고라 불린다. 그 화약고를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탄생비화를 읽다 보면 제국주의의 폐해를 단편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정말 지들 마음대로 나라를 없애고 가르고 나눠 가졌다. 욕밖에 나오지 않는다. 몇 천 년 지난 후에 거기가 내 땅이라고 우기면 내 땅이 되는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그렇게 따지면 전 세계는 매일 싸움을 멈출 날이 없겠지?


베트남 : 결코 호락호락 얕잡아 봐서는 안 되는 민족이다. 호치민이라는 걸출한 사람이 지금의 베트남의 토대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맬컴 엑스 :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대비되는 비주류의 흑인 민권운동가.

 

독일 통일과 소련의 해체 : 고르바초프에게 스르륵 다가온 권력, 독일 통일과 러시아 연방 해체의 기폭제가 된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역사의 아이러니.

 

에필로그 : 알 수 없는 미래

 

변곡점이 된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다 논하지 못했다. 나머지는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려 한다. 세계역사에 관심이 있고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 추천하고 싶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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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간 - 도시 건축가 김진애의 인생 여행법
김진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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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간 여행이란 단어만 들어도 설렌다.

 

여행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맘이 설레는 단어다. 도시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의 책이라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여행지에서 건축과 관련된 이런 저런 에피소드 등이 가득 담긴 책이겠지 했다. 책을 다 읽은 후 나의 느낌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양새다. 여행에 대한 자세와 태도가 담긴 책이다. 독자로 하여금 사유와 사색을 하게끔 만든다. 여행에 대한 고유의 철학을 녹여낸 지침서다.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물론, 깔끔하고 담백하다. 재미있다. 의외의 소득도 있다. 여행을 대하는 나의 관점에 대해서도 곱씹어 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작가를 알고서 깜짝 놀랐다. 내 기억속의 그녀는 똘끼있는 당찬 국회의원이었다. 책 한권도 읽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 그녀가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한 전문가이자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한 다작작가라니? 사람의 단편적인 면만을 보고 그 사람 전부를 안다고 착각하는 판단의 오류가 많다는 사실을 여실히 깨닫게 되는 기회였다. 40대인 1994년에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리더 100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되었다고 하니 대단한 작가를 선입관으로 팽시켜 버릴 뻔했다.

 

책을 대표하는 카피, 여행의 시간은 짧지만, 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은 길다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의 아류작인 것 같지만 나름 내포하고 있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짧은 여행에서 받은 감동과 감흥이 살아가면서 추억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 어떤 사람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나 또한 경험한 모든 여행들이 음으로 양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 작가가 말한 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은 길다.’라는 문장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작가는 홀로여행 애찬가다. 첫 챕터를 , 홀로여행으로 열었다. 홀로 여행을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최고의 기회라고 했다. 나는 홀로여행을 한 번도 한적 없다. 왜 그랬을까? 되짚어 보면 딱히 이유는 없다. 사회적 분위기와 가풍정도가 그 이유였다면 이유다. 남자임에도 외박이라는 단어는 결혼하기 전까지 꺼낼 수 없는 금기어였다. 결혼 한 후에는 딱히 그래야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곧바로 아이들이 생기고 나니 홀로여행은 다녀와 본 자만이 누리는 특권으로만 비춰졌다. 책을 읽고 나니 어떻게든 홀로여행을 경험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용기가 나질 않는다. 허락을 구할 용기 말이다.

 

작가는 궁합 맞는 여행지가 있다고 했다. 리스본이 작가에게 그런 곳인데 못 가봤다고 한다. 못 이룬 사랑, 마음속 연애대상으로 아련한 감정과 더 강해진 호기심이 남아 있는 상태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여전히, 쿨한 성격의 여행자다. 메콩강에서의 느린 멍때리기도 소개했다.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지만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기대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또한, 여행길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는 낯설고 당황스러운 자신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인생의 지혜를 한 단계 더 쌓을 수 있는 시간이 여행이라고 한다.

 

두 번째 챕터에서 관계의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커플여행, 아이들과의 여행, 효도여행, 애완동물과의 여행 등이다. 나의 여행은 주로 커플여행이었다. 작가는 커플여행의 위험성을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서술했다. 아이들과의 여행은 철들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나의 경험상 말이다. 효도여행은 누구에게나 미션이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사람의 인생은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작가는 효도여행을 통해 부모의 새로운 욕망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놀라웠던 것은 작가의 애완견과의 여행에 대한 시각 때문이다. 한마디로 존경의 마음이 들면서 나의 과거를 반성하게 되었다. 준비 없이 애완견을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사회적 상황도 숙성되지 않아 이웃들의 항의(대형견이라)를 받으며 키우던 시절이었다. 요즘같이 애완견과의 여행이 일상이 되고 동반여행도 가능한 시대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애완견을 동반한 여행객들을 볼 때면 우리 아이들이 생각나 눈시울이 그렁그렁해진다. 작가의 애완견과의 여행에 대한 철학은 이 문장 하나로 셧아웃 됐다. ‘같이 여행 가지 않으면 가족이라 할 수 있겠니?’ 그래, 애완동물도 가족이지.

 

세 번째 챕터는 여행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은 돈이 있어야 갈 수 있다. 그 돈을 모아서 가느냐? 지르고 나서 갚느냐? 그 차이다. 일단 용기를 내어 먼저 가는 것이 합당한 듯하다. 작가는 여행은 돈과 시간사이의 줄타기라고 했다. 돈이 없을 때는 시간이 많고 돈의 여유가 있을 때는 시간에 쫓길 확률이 높다고 했다. 작가는 가난한 여행 속에서도 근사한 저녁 한 끼 먹기, 추억을 자극할 물건 꼭 사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버킷 리스트가 쌓이기 전에 여행을 가는 습관을 들이라고 한다. 추억을 자극할 물건 사기는 나도 즐겨하는 여행습관이라 격하게 공감한다.

 

이 챕터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스테이 여행에 대한 작가의 식견이다. 제주 한달살이가 한 참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유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스테이 여행은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기회가 된다고 한다. 랜선 여행에 대한 예찬도 나름 고개가 끄덕여 진다. 또한, 가고 싶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지 못했던 여행 로망지는 누구나 있다는 생각해 미소가 절로 나온다.

 

특별부록이 없었다면 이 책의 건 처음기대가 무너질 뻔했다. 작가의 배려로 건축학과 도시계획을 전공한 전문적인 작가가 추천하는 도시여행법을 세 가지 스타일로 정리해 놓았으니 실전에 적용해 보길 바란다. 특별부록을 얻으면서 나는 일거양득하게 되었다. 개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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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넥스트 스텝 2023-2025 - 긴축의 시대에 살아남는 투자 전략
이종우 지음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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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넥스트 스텝을 읽고

 

그동안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실행으로 옮기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충분히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남들 따라서 입문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던 게 제일 큰 이유 중에 하나다.

 

그 와중에, 리뷰참여를 통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쉽고 간결하게 주식투자에 관한 가이드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주식에 문외한인 나도 머리에 쏙쏙 박히니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그러나 보니 한숨에 독파를 하였다.

 

단순하게 주식시장만 보는 게 아니라 각 나라별 특성과

경제 전체를 읽을 줄 아는 작가의 혜안이 고스란히 내 머리로

들어오는 느낌 정말 짜릿하다.

 

그동안, 이유 없이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지수가 다 이유와 배경이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이해가 된다.

나도 이젠 주식에 한 단계 눈을 뜬 것인가?

작가는 장기적 예측보다는 단기 3년에 대한 예측을 하면서

그동안, 장기 예측의 실패사례를 언급했다.

무조건 남의 말이나 정보만으로 선뜻 뛰어드는 것은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식을 아직 시작 안한 사람에게 꽤 좋은 지침서가 될 듯하다.

향후 성장할 주식에 대해서도 예측을 하였고

(친환경/전기차/2차전지/디지털/플랫폼/웹툰/우주항공/반도체/바이오)

각 나라별(한국/중국/미국)의 주식시장의 DNA와 특징을 잘 설명해 놓았다.

 

성장주는 주가의 상승이 더딜 때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책 내용 주로 인용]

주식시장의 DNA

미국 주식시장 상승과 횡보 기간이 길다. 상승구간에 올라타면 확실한 수익이 보장된다는 얘기다. 기업의 차이(세계적 기업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중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다. 장기투자는 금물.

한국 주식시장 상승 기간이 짧고 조정 기간이 길다(상승에 맞추어 매수했다가 주가가 오르면 파는 것이 유리)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매개체

산업의 성장 여부 : 고착화된 저성장

금리는 다시 0%로 돌아갈 일이 없다.(2022년의 금리상승은 인플레 막기 위한 고육책, 3%대의 균형을 잡을 것으로 예측.

분배 비율의 고착화

(외환위기 이전 가계:기업:금융기관:정부, 55%:15%:25%:5%)

(현재 가계:기업:금융기관:정부, 25%:60%:10%:5%)

기업의 이익이 는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성장 산업의 출현

매수세력의 부재 : 일반투자자 밖에 없다.

 

 

어차피, 주식투자는 개인의 판단과 선택 하에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는 말이다.

 

책을 읽고 나서 주식을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고의 진리 같은 말이지만

자금은 여유자금으로

한 바구니에 다 담지 말고

2023년 말이 도래하기 전에

미국 주식과 우리나라 주식의 성장주 위주로 투자를 하면 될 것 같다.

(순전히 개인적인 나의 판단이니 참고만 하시길...)

 

각각의 나무를 보는 것 보다

숲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지혜를 알려 주는

주식과 경제의 흐름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가이드북이다.

하루만 투자하면 좋은 길라잡이를 얻을 수 있으니

투자하기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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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1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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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아는 스노볼(스노우볼)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이 담겨있는 둥근 볼 형태의 인테리어 소품이다. 작가가 의미하는 스노볼도 이것을 뜻하는 것이라 믿는다. 사실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가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제목을 가진 소설의 내용은 파란만장을 넘어 블록버스터급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사막의 모래 늪같이 푹푹 빠져드는  스노볼의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다.  결말이 너무 궁금해 페이지를 넘기다가 , 도저히 참지 못하고 금기를 건드렸다. 2권의 마지막장을 먼저 읽어 본 것이다. 거꾸로 탐사를 한동안 하고 나서, 휴하는 … 안도의 한숨과 함께 원래의 페이스로 돌아 왔다.


너무나 재밌는 소설이다. 흡인력 만렙의 스토리다. 디렉팅 만 잘 한다면 공전의 히트를 칠 작품도 만들겠다 싶다. 소설 자체가 기본적으로 액터와 디렉터가 끌어가는 이야기다 보니 더 잘 될 수 있겠다. 


어찌보면 폭력적이며 잔인한 장면들까지도  소설의 상큼한  분위기 때문에 그리 무겁고 심각하게 흘러 가지는 않는다. 아마도,  12세 관람가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시나리오다.


원 소스 멀티유스의 걸작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평가된다. 


영어덜트 소설답게 16세 소녀들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가 아주 흥미진진하다. 현 시대의 빈부격차와 지구의 자원을 가꾸지 않고 소비만 일삼는 기성세대들에 옐로우 카드를 꺼내드는 듯한 소설 , 전개과정에 수 많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설정이 소설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거울 엘리베이터 , 가상의 돔에서의 날씨 변주, 사람의 기억까지 리부팅시키는 최면술, 인력에 의해 생산하는 전기, 리얼리티 드라마를 통해 한 단위의 사회를 이끌어 가는 이본 그룹의 숨은 만행과 거짓을 당당히 파헤치고 고발하는 쟌다르크 같은 전초밤. 열광 할 수 밖에 없는 매력적 캐릭터다. 


스우파의 프라우드먼의 리더 모니카가 스걸파에서 한 멘트가 떠오른다. ‘ 전세계 혁명이라는 것을 사실은 10대가 일으켰대, 이제 너희들이  한 번 더 대한민국을 흔들어 주길 바라’ 라는 감동적인 문장이…. 다시 한 번 10대 전초밤의 열풍이 불어 올 듯 하다.  

너무 많은 요소와 장치를 넣어 정리가 안되고 헷갈릴 것 같지만 나름대로 균형과 경계 속에 때론 스릴있고 통쾌하고, 애잔한 이야기들을 전개해 간다.


소설 속에서도 다양한 볼거리 들이 즐비하다. 기상 캐스터의 날씨 추첨, 재난 온도가 초과하면 재난을 추첨한다는 설정 등 너무 아동틱한  발상인 듯 하지만 또 그리 이질감이 들지도 않는다. 


거짓과 위선으로 포장된 이본그룹과 스노볼의 진실을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몸을 던져 맞서는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쾌감과 희열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반전과 반전, 뒤통수 때리기는 이 소설이 가지는 장점중에 하나다. 


또한 이러한 와중에 피어나는 러브라인, 사람간의 우정 등 정말 많은 장치와 요소들이 비빔밥처럼 잘 버무려있고 어울려 있어 더 재미를 배가 시킨다.


미래 세계의 암울하고 심각한 현실의 얘기를 풋풋하고 상큼하게 전개해 나가는 힘의 원천은 아마도, 주인공 전초밤이라는 캐릭터 때문일 것 같다. 국민 여동생이 될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는 우리의 캐릭터 전초밤. 그녀의 캐릭터는 살아 있다. 


오늘, 밤새워 읽을 책이 필요하다면 스노볼1, 2 권을 강력히 추천한다. 한 번 손에 쥐면 내려놓기 싫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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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예술 - 우리는 각자의 슬픔에서 자란다 아르테 S 1
강성은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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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러브 액츄얼리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옴니버스식의 다양한 스토리들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사랑하는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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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영화로 따지자면 4명의 감독이 각각 4,5명의 인생을 그려냈다. 비록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성이라는 예술]이라는 책의 제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성위주의 사회로 점철된 세상에서 자신들의 고유한 영역을 개척해 내며 살아온 살아가고 있는 예술인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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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작가의 관점과 느낌에 의한 서술이지만 일면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난해한 해석도 있다. 위대한 예술인으로 남성들은 곧잘 부각되곤 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여성 예술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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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 읽었다고 성평등주의자나 페미니스트 인양 행세하고 픈 마음은 아니다. 이렇게 느리지만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고 공감하다 보면 더 공정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우리 모두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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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타 크리스토프, 엘리너 파전, 다이앤 아버스, 김혜순, 마릴린 먼로, 프랑수아즈 사강, 버지니아 울프 , 이사도라 덩컨, 김민정 ,레이디 가가 , 실비아 플라스, 마리 로랑생 , 나탈리 포트만, 이원, 제인 캠피언, 마돈나, 수전 손택 ,이연주 이들의 이름을 내가 알게 된건 자체가 소득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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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분량이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충분히 되새김질 하며 들여다 봐야한다. 모든 사람 각자의 인생 하나하나가 귀중하고 아름답고 멋있는 예술이긴 하지만 여성의 삶을 살아간 위대한 저항가이며 투쟁가이며 예술가인 그녀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녀들이 더이상 저항가로 투쟁가로 살지 않아도 예술가로서 살아갈 수 있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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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아니었다면 마릴린 먼로가 시와 그림을 남기고 교양을 쌓기위해 대학 강의도 열심히 들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 알았다하더라도 인정하기 싫은 사실이리라. 이사도라 던컨의 어이없는 죽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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