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민정 지음 / 리브르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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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현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에 큰 생채기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쉽사리 잊혀지지않고 애써 외면하고픈 기억을 있다.

많은 사건 중에서 비교적 최근의 아픈 기억엔 세월호가 있다.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함께 애도의 시간을 가졌음에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은 그 슬픔이 너무 컸기 때문이리라.

일반 국민들도 이토록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는데 유족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그런데 이토록 끔찍한 일을 당한 유족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있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세월호가 남긴 상처에 대해 그 극복 과정을 그려내었다.

깊은 절망 속에서 남겨진 자의 고통을 비통하게 전하고 있고 이들에게 어떻게든 살아야함과 떠난이를 보내야 함을 피력하고 있다.

주인공인 윤영은 수햑여행을 인솔하러긴 교사의 동생이다.

윤영의 언니는 철저히 소외된 인물이다.

세월호 희생자이면서도 학생이 아닌 선생님이었고 끝내 시신을 찾지 못한 안타까운 것까지 아픈 기억을 남긴 인물이다.

그랬기에 남겨진 가족의 삶은 처절하게 다가온다.

언니에 대한 애착은 당연하지만 그럴수록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소설에서는 남겨진 가족에 대해 치유의 방법으로 법륜스님의 즉문즉답을 들고 있다.

떠난 이를 보내주는 것이 남겨진 자의 역할이며 그리워함을 버리고 기억을 하자는 것이다.

윤영도 결국 시신없이 유품으로 언니를 장례치루면서 잘가라고 하면서 언니를 보낸다.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아팠고 미안했다.

애써 외면했고 기억하지 않으려 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제라도 기억을 해야겠다.

모든 사람들이 이 아픈 과거를 기억으로 남기고 살아가길 바래본다.

세월호의 아픔을 지닌 유족과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깨끗이 치유되고 평안이 이들에게 임하길 간절히 바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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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지음 / 열림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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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이지만 그 속엔 다양한 부류가 존재하고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그 누구와도 똑같지 않은 독특한 자아가 존재한다.

독립적인 주체로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다보니 공동체의 일원이면서도 또다른 가치관을 가지다보니 동화된 듯 동화되지 않은 이질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한동일 작가의 단편소설집 [불꺼진 나의 집]은 인간의 이질적인 거북함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사회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고 질서가 유지된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수많은 부딪힘과 갈등이 연속성 속에 포함되어있다.

다만 소수에 국한된 작은 문제로 치부되면서 소외된 자의 몸부림은 쉽게 묻혀버린다.

작품 속 [인간모독]에서도 이런 부자연스움은 잘 드런난다.

'선생이라는 이유로 구타했고 선생이라는 이유로 얻어맞았다'에서 주인공이 살아갈 주류사회는 없었다.

학생 신분의 어린시절에도 맞았고 선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고통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고통받는 자의 편이 되지 않고 아무일 없다는 듯 평온하게 돌아간다.

소외된 자에게 더 좁은 영역으로 몰면서 말이다.

소설집에는 소외된 인간의 다양한 삶들이 존재한다.

죽음을 계획하는 고독한 사람, 소송을 당한 사람의 고립과 여유를 잃은 모습.

이러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도 주인공들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과 부대끼면서도 언제나 혼자인 바쁜 현대인의 모습이 투여된 듯하여 씁쓸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충돌이 있다.

사회적 성공과 가정적인 자상함은 병행하기보다 쉽사리 충돌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어느 한쪽을 선땍해야하기에 갈등이 일어나고 파탄을 맞기도한다.

그런가하면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의지와 막막한 상황에 처한 경우도 있는데 우리에겐 대부분 혼자서 감당할 힘이 부족하다.

안타깝게도 누구에게 기대거나 도움이 되지 못한채 1인분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국민소득 4만불을 앞두고서도 여전히 전개되고 있는 슬픈 자화상을 다시 확인한 것 같아 답답삼이 있다.

소설 속의 이야기는 소설에 국한되고 실제는 훨씬 행복한 사회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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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8 : 한비자 - 현실의 정치학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8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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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법치의 토대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거대한 사회를 제어하고 있다.

하지만 법은 언제나 불공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법의 집행은 불만족을 야기하고 잏다.

여전히 법은 지켜지지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법과 법은 상호충돌 하기도 한다.

법치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법치라는 것은 제정된 배경과 원리를 알면 쉽다고 한다.

그리고 법치가 온전히 작동하기 위해서 지켜야할 몇가지 규범도 알아야 한다.

한비자는 법치에 대한 동양고전이다.

군주시대에서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법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 한비자는 공과 사의 구별과 법치에 대한 굳은 의지를 주장하였다.

전국시대 말기 한나라 사람으로서 법가사상을 정립한 한비자는 그와 함께 공부한 동문의 모함으로 죽게 되지만 그의 사상은 지금껏 사랑받아 오고있다.

그의 철학은 당대를 전후하여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하여 군주의 덕목과 신하의 자세 등 법치에 근거한 다양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비자의 철학은 당시에 국한된 지혜가 아니라 시대를 넘어선 국치의 근본이 된다.

다만 군주든 지도자든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치국에 활용되지 않음이 문제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접함으로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중국의 고전 한비자를 만화가 채지충은 만화의 특성을 잘 살려 간략하게 잘 정리하였고 핵심을 두드러지게 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는 누구나 부담없이 선인의 지혜를 만나게 해줄 것이다.

잘 찾지않았던 고전철학서를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만화가 지닌 장점때문이었다.

다음엔 정통 한비자에도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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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
마리야 이바시키나 지음, 벨랴코프 일리야 옮김 / 윌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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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이 주는 묘한 냄새가 있다.

책을 좋아하는 것인지 책에서 느껴지는 진한 냄새 때문인지 몰라도 서점으로 향하는 이끌림이 있다.

서점은 놀이터이고 시간을 때우는 공간이며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것이 대학생이던 시절에 느낀 서점의 이미지이다.

세상 구석구석 마다 서점 매니아들이 있다.

그중에도 가장 심각한 매니아는 아마도 섬점을 운영하는 주인일 것이다.

나름의 철학과 경영방식으로 독특한 서점을 만들어 간다.

그리고 그 철학은 세상에 둘도 없는 서점을 만들어가고 누군가에게 천국과 같은 행복함을 주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어딘가에 나의 서점이 있다]는 책은 세계의 유명한(개성이 뚜렷한) 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서점의 분위기를 한눈에 느낄 수 있도록 삽화를 정감있게 그려놓았다.

그리고 서점의 특색과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지적호기심과 동경을 갖게 한다.

세계에서 유명한 서점중에서 나름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령 장소가 야외인지 수상인지 서점건물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지녔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독자의 독서 취양에 맞는 서점이 어떤 것인지 어디에 있는지 찾게 만들고 있으며 나아가 자신만의 서점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행복한 상상을 갖게 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지나며 서점의 색깔을 입히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서점을 만나는 기쁨이 있다.

서점을 통한 유토피아의 완성 -이 책은 책과 서점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심겨놓은 책이다.

독자는 행복감에 빠져 다양한 서점을 여행하는 즑니움만 누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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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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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질서 속에서 살아간다.

질서가 유지되고 있기에 안전하다는믿음을 갖게 되고 실제 삶의 평안을 보장받게 된다.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근본되는 것이 법이다.

그럼에도 법은 상당히 어렵다.

사법기관에 종사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고도 법리 해석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법이 어렵고 적용함에 있어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통의 사람들은 법을 일일이 외우고 해석하기보다 상식이라는 보편타당한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고 법은 이런 상식이란 것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규정을 정리하고 있다.

이토록 법에 의해 살아가고 법에 의해 통제되고 법에 의해 자유를 보장받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법에 대해 쉽게 정리한 책이 있다.

도진기 변호사의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라는 책은 법의 기본적 개념과 원리를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성냥팔이 소녀, 베니스의 상인, 김선달, 허생, o.j.심슨 등과 같은 소설 또는 실제의 사건중에서 법의 원리를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게다가 재판장 염라왕, 검사 소크라테스 변호사 등을 등장시켜 실제 변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재판을 전개하고 있어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이해된다.

크게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으로 구분하여 그 차이와 재판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책을 통해 법에 대한 개념정리가 확실하게 대가온다.

사회시간과 법학개론시간에 배워 무작정 외우기만 했던 딱딱한 개념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주요사건에 대해 나름의 적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법의 보호를 받을 친숙함도 느끼게 한다.

법은 무섭고 딱딱하고 젱ㄱ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법을 통해 더 자유롭게 보호받을 수 있는 따뜻함을 전해주는 책이었다.어느새 독자가 소크라테스변호사가 되었고 재판관 염라왕처럼 되어있음을 느끼게 된다.

법의 높은 담을 단번에 허물어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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