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지음 / 열림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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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이지만 그 속엔 다양한 부류가 존재하고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그 누구와도 똑같지 않은 독특한 자아가 존재한다.

독립적인 주체로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다보니 공동체의 일원이면서도 또다른 가치관을 가지다보니 동화된 듯 동화되지 않은 이질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한동일 작가의 단편소설집 [불꺼진 나의 집]은 인간의 이질적인 거북함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사회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고 질서가 유지된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수많은 부딪힘과 갈등이 연속성 속에 포함되어있다.

다만 소수에 국한된 작은 문제로 치부되면서 소외된 자의 몸부림은 쉽게 묻혀버린다.

작품 속 [인간모독]에서도 이런 부자연스움은 잘 드런난다.

'선생이라는 이유로 구타했고 선생이라는 이유로 얻어맞았다'에서 주인공이 살아갈 주류사회는 없었다.

학생 신분의 어린시절에도 맞았고 선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고통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고통받는 자의 편이 되지 않고 아무일 없다는 듯 평온하게 돌아간다.

소외된 자에게 더 좁은 영역으로 몰면서 말이다.

소설집에는 소외된 인간의 다양한 삶들이 존재한다.

죽음을 계획하는 고독한 사람, 소송을 당한 사람의 고립과 여유를 잃은 모습.

이러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도 주인공들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과 부대끼면서도 언제나 혼자인 바쁜 현대인의 모습이 투여된 듯하여 씁쓸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충돌이 있다.

사회적 성공과 가정적인 자상함은 병행하기보다 쉽사리 충돌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어느 한쪽을 선땍해야하기에 갈등이 일어나고 파탄을 맞기도한다.

그런가하면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의지와 막막한 상황에 처한 경우도 있는데 우리에겐 대부분 혼자서 감당할 힘이 부족하다.

안타깝게도 누구에게 기대거나 도움이 되지 못한채 1인분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국민소득 4만불을 앞두고서도 여전히 전개되고 있는 슬픈 자화상을 다시 확인한 것 같아 답답삼이 있다.

소설 속의 이야기는 소설에 국한되고 실제는 훨씬 행복한 사회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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