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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을 빌려드립니다 - 복합문화공간
문하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군중 속에 고독처럼 복잡하고 발전된 사회에서 우리는 지독한 외로움을 느낀다.
어떻게든 사회관계망에 줄을 이어려하면서도 스스로 고립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아지트가 간절하고 그곳에서 가면을 벗고 진솔한 위로를 기대하고 있다.
문하연 작가의 [소풍을 빌려드립니다]는 이러한 현대인의 진솔한 소통을 그려내고 있다.
저마다 드러내지 못한 상처를 간직한 채 서로에게 형식적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하나의 공동체로 묶여있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미스터리한 등장인물들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꺼풀을 벗겨 내고 있다.
일상적인 관계나 공간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내려놓기 쉽지 않다.
그래서 작가는 소설의 주무대인 소풍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을 매개로 삼고 있다.
주인공 연재와 현을 중심으로 주변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풀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현의 이야기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의 갖고 있는 편협한 오류를 다잡기 위함도 이유가 된 듯하다.
현재 병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 대체로 왜 당혹스러워하는지를 현과 연재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이를 위해 소풍이라는특이한 실험적 공간을 설정해야했고 이곳은 조울증 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경계심을 해제시키는 공간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래서 소풍은 누구나 소속되고 싶고 찾아가고픈 따뜻한 곳이 되어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법한 나만의 깊은 상처를 드러낼 용기를 주고 소풍공동체는 기꺼이 받아주는 곳이 된다.
특히 현이의 조울증과 혜진의 삶을 통해 연재는 스스로를 토닥이고 치유되어 간다.
책속에서 작가는 누구나 상처를 갖고 있는 잠재적 환자임을 깨닫게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또 영향을 받는 사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게 짐과 치유를 동시에 주는 관계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공동체가 형성되고 서로에게 기대고 기둥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한 기막힌 장면이 봄의 왈츠 음악회이다.
수찬과 앙상블의 잼 그리고 관객들의 떼창 마지막으로 모두가 탱고를 추는 장면에서 소풍의 최대가치가 느껴진다.
모두가 서로에게 주는 에너지로 인해 정화되어지는 기막힌 장면이다.
독자들은 소풍이 만들어내는 네트워크를 실험하게 될 것이고 그곳에서 지친 영혼을 씻게 될 것이다.
곳곳에 소풍이 세워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