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를 줍는 여자 - 이윤협 단편소설
이윤협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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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에서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9편의 단편소설에서 작가는 지나온 우리시절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싶은 듯 했다.

때론 이념에 묻혀서 때론 윤리와 본능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주변인의 시선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단편소설집에는 철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작가의 상상과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란]에서는 자매의 형제애를 위협하는 상상적 금기를 다루고 있다.

단지 제공한 난자를 통해 육체적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발칙한 물음이 있다.

[접시를 줍는 여자]는 자살에 대한 자기변명이 주된 줄거리이다. 어떻게든 살아갈 이유를 찾아야함에도 현실의 문제가 너무 크게 대두되어 편협한 결정을 내리는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제3자의 시각으로 자신의 상황을 살펴보고 위로 받을 필요가 있다.

[참고인]은 아들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남편자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한다.

주체로서의 가장과 참고인으로서의 회피 중에서 가족들은 저마다 불행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참고인으로 존재하고 있기에 불행의 법적 책임과 실질적 원인은 누구인가를 독자가 결정해주길 작가는 바라고 있다.

그외에도 본능에 의한 도덕적 무너짐으로 불륜이 시작되는 이야기, 노인의 외로움과 사랑에 대한 고찰, 우리나라 경제개발시대 업무 외의 접대를 다룬 이야기, 또 군대의 불합리한 이야기와 은폐, 언젠가인간을 지배할 것 같은 인공지능의 바둑 이야기, 그리고 끝으로 사상과 변절에 대한 고백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작가는 사건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각 소설마다 던지고 있고 나는 미처 대답하지 못한채 생각이 길어지다 끝내 책을 덮고 만다.

가벼운 이야기가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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