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서기 280년, 진나라 때 촉나라 출신 진수가 위, 촉, 오 3국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다시 말하면 [삼국지]는 후한이
분열되어 망해 가는 과정에서 위나라, 촉나라, 오나라 3국이 새롭게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과정을 모두 65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삼국지]는 문체가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으며, 당시의 정치, 경제, 과학, 문화 등 사회 모든 분야와 주변 국가와 관련된
정보들까지 기록되어 있다. [삼국지]는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한 서적이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을 알아볼 수 있는 백과총서인 것이다.
[삼국지]는 단순히 재미나 흥밋거리만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지는 않는다. 책 속에 들어 있는 지혜의 보고는 고된 삶에 지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정의와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 주고, 만사가 귀찮은 사람들에게는 삶의 의욕을 불어넣어 주며, 불행의 늪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는
인생역전과 희락의 묘책을 제시해 준다. 또한 정치를 비롯하여 군사, 경제, 문학, 예술, 과학과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실로 방대하다.
"삼국지를 한 번도 읽지 않는 사람과 인생을 논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인간만사 희로애락과 흥망성쇠의 열쇠가 모두 이 책 속에
담겨져 있다는 뜻이다. 백만 대군을 호령하면서도 적벽에서 무참히 패전하는 조조의 어리석음과 하룻밤 사이에 화살 십만 개를 만들어 오고 죽어서도
적들을 물리치는 제갈량의 지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인간 경영과 처세술의 진정한 지혜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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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서 가장 생각나는 문구를 하나 찾으라고 한다면, 바로 유비가 제갈공명을 세번 찾았다는 '삼고초려'일 것이다. 사실
'삼고초려'라는 말은 일찍이 중국 고대 하나라 탕왕이 이윤을 모시려고 세 번이나 신하를 보냈다는 뜻 "삼고지례"라는 말에서 생겨났다. 이후
'삼고초려' 또는 '삼고지례'는 훌륭한 인재를 모시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다.
진수가 쓴 [삼국지]에는 "선주가 제갈량을 찾아갔는데, 세 차례 찾아가서야 비로소 만나게 되었다."라고 적혀 있다. 처음, 유비가
유표에게 의지해서 신야 땅에 머무를 때, 유비는 서서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를 비범한 인물로 여겼다. 하지만 서서는 유비에게 자신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천거하겠다며 제갈공명을 추천하며 그를 만나 볼 것을 권했다.
그러자 유비가 서서에게 그를 데리고 함께 오도록 말했다. 서서는 유비에게 "이 사람은 가서 볼 수는 있지만 억지로 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장군께서 몸을 굽혀 찾아가야만 합니다."라고 말했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간 사실은 제갈공명이 쓴 '출사표'에서도 나타나
있다.
"신은 본래 포의로서 몸소 남양에서 밭을 갈며 난세에 구차히 목숨을 보존하고 있을 뿐, 여러 제후에게 영달을 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제께서 신을 비천하다고 생각지 않으시고, 스스로 몸을 굽히시어 신이 거처하는 초막으로 세 번이나 찾아오셔서 세상일을 물으셨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신이 감격하여 마침내 선제를 위해 일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상과 같이 진수가 쓴 [삼국지]나 제갈공명의 [출사표]를 보면 '유비가 제갈량에게 세 번 찾아갔다.'라는 내용뿐 다른 얘기는 없다.
나관중은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갔다.'라는 간략한 사실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소설 속에 각색한 것이다. 이는 나관중이 의도적으로
유비와 제갈공명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군신 간의 미덕을 가지고 있다는 소설 속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