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216
샬롯 졸로토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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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친구


역시 웅진 세계 그림책 시리즈구나 싶었던 책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한참을 머물게 되는 페이지들이 꼐속 이어졌다. 그리고 이 책은 특히나 그림이 취향저격이었고 붓질 하나하나와 색 하나하나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 그림책의 스토리는 심플하게 가장 친한 단짝 친구와 멀어진 아이의 이야기로 나 역시도 어린시절 비슷한 경험이 있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림책의 길지 않은 이야기에서 인관 관계의 속성을 생각해보게 되고 이를 통한 내면의 성장도 보여준다. 


주인공 아이에게는 긴 갈색 머리를 가진, 소중한 친구가있다. 소년은 친구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날이 좋으면 풀밭을 뛰놀고, 비가 오면 함께 빗소리를 듣고, 노래도 부르고, 책도 보고, 재잘재잘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둘의 우정은 하루하루 차곡차곡 깊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소년은 자신이 아닌 다른 아이와 함께 놀고 있는 갈색 머리 친구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나누었던 많은 것들을 다른 아이와 함께 나누고 있는 친구의 모습에, 큰 슬픔을 느낍니다. 과연 두 친구의 우정은, 그리고 소년의 마음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요?


개인적으로는 우리 모두는 갈색 머리 친구를 만난 적이 있고, 또 때로는 갈색 머리 친구였던 적이 있다는 책 소개글이 인상적이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발견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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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세계 - 인간 우주의 신경생물학적 기원
미겔 니코렐리스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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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세계 


최신 뇌과학 연구와 이론을 읽어 볼 수 있는 책으로 인간 우주의 신경생물학적 기원을 주제로 하는 책이다. 인류 역사와 문화, 문명의 근원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강력추천하는 책으로 신경과학과 뇌-기계 인터페이스 연구의 세계적 석학 미겔 니코렐리스의 책이다. 



유발 하라리의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인류의 빅히스토리와 관련된 책들에 재미를 붙였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뇌에 포커스를 두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과학책이면서도 어떤 대목에서는 문학적 감수성과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장대하고 비극적인 역사의 작곡가이자 유일한 건축가가 등장했다. 그는 자연의 가장 심오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통찰력 넘치는 조사자이고, 인류 기원의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진리를 쉬지 않고 찾아나서는 탐구자이며, 환상술의 대가이자, 정통에서 벗어난 신비주의자이고, 수많은 재능을 가진 예술가이다. 그리고 모든 호미니드가 머릿속에 품었던 모든 사랑의 몸짓과 꿈, 그리고 환각 속에 영락없는 신경생물학적 음운을 불어넣은 서정 시인이다.”


국내에도 여러책이 소개된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와도 비슷한 논리를 읽어볼 수 있는데 관계적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 로벨리는 절대적인 물리량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지지하는 주장을 펼쳤다. 대신 그는 모든 양자계의 상태는 관계적이라고 주장했다. 양자계의 상태가 계와 관찰자 사이에 확립된 상관관계나 상호작용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의미다. 본질적으로 로벨리의 접근방식은 물리계를 정의할 때 관찰자의 준거틀을 이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서 나의 뇌 중심 우주론과 상당히 비슷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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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터, 당신 안의 훼방꾼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거리 두는 기술
이선 크로스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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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터, 당신 안의 훼방꾼 


시중에 심리학 책이라면 쏟아져 나올 정도지만 이 책은 내 마음 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거리 두는 기술과 내적 목소리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색다른 주제였다. 심리학 책이면서도 자기계발적 요소도 있어서 더 몰입해서 읽게 되었고 당장에 내 일상과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평소 내 마음속에서 귀찮게 굴었던 무엇인가를 채터라는 개념으로 정확하게 집어내줘서 무척 반가웠고 인간은 뇌의 ‘작업 기억’ 덕분에 내면의 대화를 지속하면서도 일상을 유지한다는 해설이 아주 명쾌했다. 작업 기억이 언어적 신경 연결로를 계속 열어두기 때문에 우리는 내면의 대화를 지속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상대하며 생산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마음속 언어적 사고의 흐름은 과거를 조각하고 미래를 상상하며, 자서전적 추론을 통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꾸며낸다.


채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과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자기 성찰이라는 능력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로 여겨진다. 채터는 실적과 의사결정, 인간관계와 행복을 위험에 빠뜨린다. 우리는 직장에서 저지른 실수나 사랑하는 사람과 벌인 언쟁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고, 결국 부정적 감정에 휩싸인다. 그런데도 그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내적 성찰을 통해 내면의 코치를 만나기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내면의 비판자를 맞닥뜨린다.


이 책에서 조언해주는 내용들은 기존의 마음 챙김 명상이나 회피와는 다르다.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기법이며 객관적으로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의 문제를 규정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제안한다. 


그 중에서도 SNS를 이용할 때도 거리 두기에 유념하라는 조언이 특히 요즘 일반인들에게 유익한 팁이 될 것 같다. 속상한 사건을 맞닥뜨리면 현재의 감정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을 세우는 시간적 여유를 갖기도 전에 부정적 감정에 휩싸인 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다며 저자는 소셜 미디어에는 공감과 시간의 측면에서 걱정스러운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온라인에서는 신체의 미묘한 움직임, 미세한 표정, 목소리의 억양이 없어 공감 반응을 끌어낼 수 없다. 또한 언제든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감정이 가라앉을 시간이 없어 격렬한 감정이 계속 증폭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 “시간이 약”이라거나 “시간을 갖고 기다려보라”는 조언이 옳다는 걸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도 많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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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의 시간 속으로 - 지구의 숨겨진 시간을 찾아가는 한 지질학자의 사색과 기록
윌리엄 글래슬리 지음, 이지민 옮김, 좌용주 감수 / 더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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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의 시간 속으로 


가끔 수많은 찬사와 여러 문학상을 휩쓸었다는 홍보에 속았다는 기분이 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 책은 그 수많은 찬사와 문학상 수상이란 설명이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작품이었다.  


마치 종의 기원을 쓴 다윈의 영혼과 모비딕을 쓴 허먼 멜빌의 영혼이 결합된 듯한 저자는 그린란드를 탐험하고 탐구하는 지질학자면서도 자신의 사색과 기록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한편의 대서사시로 그려낸다.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익숙했던 알래스카가 아닌 그린란드 라는 점도 신선했는데 저자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야생에서 몇 주 동안 야영을 한다. 인간의 존재를 경험해본 적 없는 세상을 아무런 저항 없이 걷고 항해고 지구 전체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오래된 기반암의 샘플을 찾아내고 사진을 찍고 측정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극한의 환경 속에서 유지되고 진화하는 대지와 생태계, 한없이 작은 인간의 존재를 생생하면서도 문학적으로 함께 사유하고 느끼게 한다. 


이 책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저자 자신의 그린란드에서의 경험과 생각 느낌들을 과학자가 쓰는 언어가 아닌 예술가가 쓰는 언어로 말한다는 점이다. 어떤 대목들에서는 너무 진지하고 비장하며 거창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 표현들이 전혀 거북하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거대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하기에 그걸로도 모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경이로움 자연과 함께하는 철학적 사유을 독자들이 즐겁게 공유할 수 있도록 쓰는 대목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나는 야생에서 펼쳐지는 생사의 보편성에 경탄하고 있었다. 툰드라 표면에는 새의 뼈와 북극여우의 두개골, 순록의 뿔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진화론적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 증거는 우리가 가는 곳마다 새하얀 땅 위를 어두운 음영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미래는 계속해서 뼈의 표면에서 탄생하고 있었다. 우리가 계획하고 구축한 세상에서는 우리가 실제로 어떠한 세상에 속해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지난 수십억 년에 걸쳐 펼쳐진 변화의 산물이다. 우리가 무엇인지, 무엇의 일부인지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형태가 완성되지 않은 야생의 세계를 알아야 한다. 그곳은 뼈가 놓여 있는 세상이다.


이 땅은 우리를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중 극히 일부분에 거주하며 그 일부만 경험할 뿐이다. 우리는 기껏해야 2.5미터 높이와 몇 미터 너비보다 적은 공간에 딱 들어맞도록 진화했다. 우리는 그 일은 잘해낸다. 하지만 툰드라 식물과 흠뻑 젖은 토양의 뒤엉킴 속에 존재하는 세상에는 애초에 접근할 수 없다. 조차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형태에도, 매가 날아다니는 혼돈 가득한 해류에도. 이러한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우리는 빈곤해지고 무지해진다. 


위대한 외로움 속에서도 이 세상은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했다. 내 주위의 풍경은 새로움과 조화로 굉장히 아름다웠다. 색상, 질감, 형태, 패턴이 한 표현에서 다른 표현으로 막힘 없이 흘러갔다. 중대한 개념(바위, 물, 공기, 추위)들을 제외하고 익숙한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은 이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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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변론 - 미래 세대와 자연의 권리를 위하여
강금실 지음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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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변론 


노무현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자 정치인으로 알고 있었던 강금실 전 장관이 지구의 환경을 이야기하는 책을 썼다고 해서 솔직히 많이 의아했다. 한동안 기존 매체에서도 뜸했던 저자가 오랜만에 나와서 정치 재개를 준비하는건가라는 생각까지도 했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미래 세대와 자연의 권리를 위한 지구법학에 매진하고 있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의 근대국가 사회는 권리 위에 세워져 있고 권리가 없으면 보호받지 못하는데 우리는 계속 권리주체를 확대해 왔고 어떤 대상에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한 그것을 가치 있는 존재로 보기는 힘들다고 한다. 지구법학의 핵심 주제는 이 법 체계를 넓히자는 것이다.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지구 중심적으로 바꿔서 우리 존재의 근거를 보호하자는 데 있다. 


이 책은 그런 지구법학의 여러 화두를 입체적으로 해설해주고 함께 하기를 제안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산업문명이 인간만을 지구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자연을 사물과 자원으로 취급함으로써 초래한 위기를 바로잡고, 더 크고 새로운 가치관을 구상하는 방법론이 바로 지구법학이다. 


지속가능발전, 탄소중립, ESG경영, 그린 뉴딜 정책 등에 대한 읽을 거리를 찾는 독자라면 바로 이 책을 추천한다.  토머스 베리의 ‘생태대’와 ‘지구법학’ 이론은 산업문명을 대체하는 문명의 세계관과 법 체계를 구축하는 시도를 했다. 그 과정에서 공동체 논의가 중요하게 부상한다. 자연의 주체성 회복은 주체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 논의를 불러온다. 지금의 산업문명은 시민공동체를 기초로 한다. 산업문명의 부정적 측면을 극복하고 전 지구적 문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동체 인식이 필요하다.


2017년 뉴질랜드 의회는 세계 최초로 구체적 자연물에 권리를 부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뉴질랜드 북섬의 왕거누이 강에 권리를 인정하는 법이 그것이다. 700년 넘게 원주민과 더불어 살아온 이 강을 둘러싸고 최근 150여 년간 원주민과 정부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왕거누이 강은 이 법을 통해 법인격을 부여받았고, 강의 권리행사는 마오리 공동체와 정부가 지정한 위원회가 대변하게 된 것이다. 이 법을 통해 뉴질랜드 정부는 원주민들이 강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정신을 승인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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