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 불안, 분노, 무력감 뒤에 숨은 진짜 감정을 돌보는 심리 수업
권수영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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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불안, 분노, 무력감에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지고 싶어서 급하게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두고두고 책장에 꽂아놓고 봐야 될 책 같았다. 국내 상담학의 권위자이기도 한 저자는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과 화해하는 법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특히 저자는 ‘시스템 사고’,  ‘내면가족시스템(Internal Family System, IFS)’ 라는 개념을 강조하는데 절대 악만 제거하면 된다는 맹목적 시선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으며 그 개별 감정들은 더 크고 복잡한 감정 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나쁜 감정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흔들릴 때일수록, 감정을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개인적으로는 ‘강경파 감정’과 ‘온건파 감정’에 대한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강경파 감정이란 외부로 강하게 자주 표출되는 감정을 말한다. 불안과 분노가 강경파 감정의 대표주자다. 반대로 온건파 감정은 내면 깊숙이 숨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감정이다. 수치심이나 모멸감 등, 나의 존재 자체와 깊게 연관된 아픈 감정이 온건파 감정에 속한다. 명심할 점은 이 두 가지 감정이 반대되거나 대립하는 게 아닌 공생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감정은 태생부터 한편인 셈이다.


책의 구성은 먼저 내면가족시스템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의 감정이 마음속에서 구성하고 있는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알아본다. 뒤이어 나쁜 감정의 6가지로 꼽는 불안, 죄책감, 분노, 미움, 무력감, 슬픔이 실제 내면에서 어떤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나쁜 감정과 화해하는 5단계 심리 코칭 연습을 배울 수 있다. 그 외에도 내 마음을 고해상도로 들여다보는 연습도 큰 도움이 되었는데 늘 걱정이 많고, 아주 쉽게 상처받고, 예민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다가도 갑자기 견디기 힘든 분노감에 사로잡히는걸 부정적이라고 배척하거나 내 안에서 없어져야 할 감정으로 여기면 마음의 내시경을 작동할 수 없다. 그러니 부정적인 판단을 잠시라도 보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배되었던 내가 다시 내 안에 수용될 때 느끼는 공감의 눈물은 치유의 절정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지금까지 ‘울면 지는 거야. 강한 척, 센 척해야 해!’라고 불안에 휩싸인 채 모질게 내담자를 관리해 온 매니저들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마련이다. 다시 받아들여지는 경험 안에서 비로소, 온건파 감정들을 밖에 나오지 못하게 방어하려고만 했던 그 황소 같은 고집을 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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