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세제곱 - 세상과 사람을 넓고 깊게 알기 위한 생각세제곱
해성 지음 / 휴앤스토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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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세제곱 


책 제목의 의미는 생각에 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을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은 물론 남들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볼 수 있고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까지를 훤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세제곱에 속한다. 


책의 구성은 실제 수도권 지방법원 집행관사무소에서 나누었던, 집행관과 직원의 실제 대화를 다양한 주제로 엮은 형식이다. 집행관과 직원의 대화라고 하기에는 아주 수준높은 지식과 사유가 필요한 내용들이었고 세계적인 석학들의 대화 같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주변과 일상에서 한번쯤 고민해봤을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화가 오고 가다보니 카페나 술집에서 두사람의 대화를 옆에서 보고 듣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을 대화방식이 아닌 정리된 이론으로 엮었으면 따분하고 어려워 읽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대화방식으로 독자들을 이해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전개가 즐거운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물론 나 역시도 100% 이해되는 내용은 아니었으나 조금 어려운 지식과 사유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그 과정을 즐겼던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생각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하고, 분석, 평가, 창조의 단계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책의 구성은 31개의 주제로 31개의 챕터로 이어지는데 생각과 사고, 지식, 사고력의 구성 요소, 한 수 위의 지식, 비유와 유추, 사고의 최종 단계는 판단, 민주 혹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 생각과 유머, 나의 학창 시절과 직장생활, 종교, 교육과 세뇌, 왜 성매매는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진화론을 처음으로 주장할 기회가 있었다, 충격을 견디는 자만이 일어선다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다. 


개인적으로는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정치얘기, 재테크 얘기, 결혼하고 아이 키우는 뻔한 얘기들만 오가는 것이 따분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우리도 독서도 많이하고 높은 지성 이런 흥미로운 논의를 해보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다. 


책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주옥같은 문장들이었고 색다른 접근과 해석들이 빛을 냈다. 그 중 무지와 무식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을 인용하며 서평을 마무리 한다. 


무지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배움에 있어서 겸손하고 가르치는 사람도 그냥 새로운 것을 알려주면 되기에 부담이 적지만, 무식은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배우려 들지 않고 그래서 가르치는 사람도 기존 지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교정하고 새로운 지식을 주입해야 하므로 배의 노력이 필요하지. 


향수’Chanel’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샤넬이라고 가르치면 되지만 채널로 발음하는 사람을 샤넬로 고치는 것은 더 힘들거든. 영어 time을 타임으로 발음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티메로 발음하는 사람을 타임으로 발음하게 하는 것 역시 교정하기가 어렵다고 보면 되지. chane과 time이 문자인지도 모르는 사람은 무지한 것이지만 이들이 문자인 줄 말면서도 원래 발음과 다르게 발음하는 것은 무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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