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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밤의 시간표
작년에 저주토끼가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고 해서 읽고 바로 팬이 되어버린 정보라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엔 귀신이야기 일곱편을 엮은 연작소설집이었고 올여름 열대야는 이 책이 책임 질 듯 하다.
일곱편의 귀신 이야기가 연결되는건 아니었고 어떤 이상한 연구소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있고 그곳에서 보관하는 물건들에 얽힌 각각의 기이한 이야기 일곱편이었다.
이미 저주토끼를 읽어봤기에 스타일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저주토끼와는 또 다른 매력을 맛 볼 수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속도가 붙는 페이지터너의 그 느낌은 알만한 사람들은 알 것 이다.
죽기전 어머니가 같이 화장 시켜달라했던 손수건에 얽힌 섬뜩한 가족 드라마부터 연구소에 근무했던 직원 ‘DSP’가 겪은 이야기, 연구소에 있는 양 그림이 그려진 운동화, 책, 고양이에 얽힌 귀신이야기, 그리고 밤을 지키던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 낮에 출근해 연구소의 물건들이 햇볕을 쬐는 날도 있다.
물건에 얽힌 저주와 복수의 이야기를 모두 읽고 나면 내 주위 오래된 물건들이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올여름은 이 소설책의 여운 때문에 즐거운 망상에 빠져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