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평점 :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수많은 역사책들을 봤지만 기후와 연관시켜 풀어내는 역사이야기라니 솔깃해서 집어든 책이다. 또한 역사학자가 쓴 책이 아닌 기후학자가 쓴 역사이야기라는 점도 특별했다.
18개의 챕터에 18가지 기후가 인류역사에 미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고 유라시아 스텝이 인류에게 말이라는 선물을 선사했고 엘니뇨가 크레타와 그리스의 운명을 갈랐으며 중국이 동아시아의 거대한 중원을 지켜온 비결도 기후와 연관 있음을 설명한다.
그 외에도 로마, 흑사병, 몽골을 기후라는 도구로 해석하고 있고 후반부에서는 당장 인류가 맞닥뜨리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해서도 깊히 다루고 있다. 전근대의 한랭기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의 지구온난화 역시 식량 위기뿐만 아니라 전염병의 범유행이라는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온다. 전근대에는 추워진 날씨 속에 사람들의 영양 상태와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이 유행했다면, 오늘날에는 되레 지나친 온난화로 인해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다.
마치 기후와 지리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대륙과 시대를 누비며 펼쳐지는 18부자 특별기획 다큐멘터리가 연상되기도 했다.
“인간은 기후를 바꿀 수 없다. 기후는 운명이다. 당신이 태어난 곳의 기후가 당신의 생각, 행동, 식습관, 관습, 국가의 인구 분포, 정치, 경제, 수도의 위치를 결정한다. 실제로 모든 것을 정복하는 것은 바로 기후이다. 기후의 결정사항에는 간청이나 호소가 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