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 지구환경의 미래를 묻는 우리를 위한 화학 수업 ㅣ 내 멋대로 읽고 십대 7
원정현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1월

화학이라고 하면 어려운 원소기호와 화학공식이 연상되는데 이 책은 화학과 지구환경을 연계시키는 색다른 방식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었다. 또한 요즘 가장 핫한 이슈인 기후위기와 지구환경이라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화학 수업이기도 했다. 

학창시절 지구과학과 화학은 별개의 수업시간이었는데 이렇게 융합된 과학이야기는 처음 접했고 토양과 바다부터 대기까지, 우리 주위는 모두 화학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책의 구성은 네개의 큰 챕터로 이어지는데 전반부에서는 샴푸와 비누 속 합성계면활성제나 옷, 안경, 운동화 등 우리 일상 속 플라스틱의 위해성부터 배우게 된다.뒤이어 일상에서 지구로 시각을 넓혀 기후변화의 가장 큰 요인인 이산화탄소의 주 배출원을 살펴보고, 이산화탄소가 토양, 바다, 대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구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물질 순환에 대해 알아보고 인간이 과학이나 기술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자연생태계와 지구시스템에 주목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 외에도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실천에서 한 걸음 나아가 꼼꼼한 소비자이자 적극적 감시자가 되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살기 위한 우리 권리를 찾는 일이라는 새로운 대안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구의 물질 순환 시스템에 대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생태계에 그간 쓰레기가 축적되지 않았던 이유는 지구의 자정 작용이 제대로 작동해 자연의 물질이 모두 분해되고 재활용되면서 순환했기 때문인데 플라스틱이 해양 오염을 낳는 이유는 플라스틱이 썩지 않아 순환하지 못한 채 바다에 흘러들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공적으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합성한 플라스틱은 분자량이 매우 크고 분자들 간 인력이 커 쉽게 분해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번 형성된 물질 순환고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속도의 균형이 갖춰져야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생물의 몸에 고정되는 속도와 호흡을 통해 다시 대기 중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같아야 탄소가 순환하고 지구 시스템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목표를 지구 시스템의 물질 순환 회복으로 설정하면, 그 다음 단계로 해야 할 일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면서도 지구에 피해를 주지 않는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로 질문을 바꾸고, 화학물질을 생산·소비·폐기하는 과정을 지구 시스템과 생태계 순환의 원칙에 맞게 재조정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