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기록 - 로제타석 해독에 도전한 천재들의 분투기
에드워드 돌닉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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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역사덕후지만 로제타석이라는 대목은 특별히 깊게 알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 로제타석 해독에 도전한 천재들의 분투기들은 일종의 웰메이드 논픽션 다큐를 보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도 도대체 아무 힌트도 없는 그림문자들은 누가 어떻게 해독하는건지 궁금했는데 이 책 속의 풍부한 사례와 예시를 곁들여 그 의미를 풀어내는 과정은 역사 뿐만 아니라 언어학과 인문학까지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지적 향연이었다. 


이 로제타석은 클레오파트라가 사망하면서 막을 내린 고대 이집트 이후 점차 고대 이집트어를 쓸 줄 아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7세기 무렵에는 완전히 사라지며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그러다 1799년 세 가지 언어가 새겨진 비석이 발견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성체자였고, 다른 하나는 해독이 가능한 고대 그리스어였다. 로제타석은 토머스 영이 해독의 첫 실마리를 발견하고 장프랑수아 샹폴리옹이 그 비밀을 열어젖힌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두 젊은 천재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성체자의 해독과정에 한자가 중요한 힌트를 제공했다는 대목도 흥미로웠는데 의미와 소리를 섞어 나타내는 언어 체계의 비밀은 중국의 언어인 한자와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유럽 문자와 성체자의 관계가 현대 생물과 고대 화석의 그것과 같다면, 한자는 바로 살아 있는 화석이었다. 고대 중국 문명에서 생겨난 언어를 지금도 여전히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두 주인공들은 한자 연구자들이 발표하는 독법을 읽다가 유레카의 순간을 맞았다.


그 어려운 고대문자 해독을 다이아몬드 강도, 은행 강도, 탈옥의 성공 여부와 연관시키는 대목도 재밌었는데 그들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통로 구석이나 술을 좋아하는 경비원 같은 것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말이다. 암호 문자 해독자나 모든 종류의 추적자들에게 게임은 필연적으로 아주 약간 떨어져 있는 퍼즐 조각을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장 시시해 보이는 단서가 노다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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