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역사 - 연기 신호에서 SNS까지, 오늘까지의 매체와 그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디어의 역사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의 반가운 신간이다. 이번엔 연기 신호에서 SNS까지 미디어의 역사를 아우르며 단순한 역사나열이 아닌 그 역사에서의 미디어의 의미와 역할을 짚어주는 깊고 명쾌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권력과 언론에 대한 뜨거운 논쟁에 시사하는 바가 컸고 권력과 이윤의 통제 수단이 될 것인가, 지식 공유와 연대의 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또한 개인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시대가 열리고 정보는 넘쳐나고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그와 함께 가짜뉴스와 루머가 쏟아지는 현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혼돈의 미디어 환경에서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책의 구성은 기원전 3만 년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를 첫번째 챕터로 해서 전령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1세기에서 14세기까지, 뒤이어 인쇄술 혁명과 표현의 자유, 저널리즘과 민주주의, 미디어의 황금시대라고 보는 1945-2000 까지 인류 역사 순으로 전개한다. 


말과 노래의 등장으로 시작된 미디어의 역사는 소문과 연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과 소식을 외치는 사람, 시인과 서기, 행상과 우편, 발로 걸어다니던 사람과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 유럽의 소식지, 벽보, 뉴스, 신문, 통신사, 잡지, 광고, 사진, 전화, 라디오, 영화, 만화, 텔레비전,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온라인 마켓, 소셜 그래프 등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후반부에 현기증이 나도록 읽고 보고 듣고 만지기: 2000-2020, 정보를 얻고 자유로워지고 행동할 것: 2021-2100, 무엇을 해야 할까? 마지막 세개 챕터에서 세계적인 석학의 면모를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오늘날 고도화된 자본주의가 세계화의 흐름과 맞물리면서 미디어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거의 불가능해진 반면, 디지털 기술을 독점하는 거대 기업들은 세계를 아우르며 미디어를 장악해가고 있다.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으로 대변되는 거대 기업들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개인 정보를 전용하고, 정보 검색은 물론 세계 광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기술적 독재에 가까운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고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한편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진실과 허위를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중은 스스로가 만든 미디어 안에, 자기만의 세계에 잠식되기 십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