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아프리카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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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아프리카


수많은 에세이 책들을 만나봤지만 아프리카 스케치 에세이는 처음이라 솔깃했고 기대 이상으로 즐겁고 신선하고 특별했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 두 달여 간의 아프리카 여정을 스케치로 남기고 그곳에서의 이야기를 그림들과 함께 엮었다. 



아프리카 세렝게티와 빅토리아 호수, 타랑기레 국립공원은 여러 다큐멘터리와 인터넷 상에서도 사진과 영상으로 많이 접해봤지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스케치는 또 다른 영감을 선사했고 그림 하나 하나 마다에서 한참을 머물며 감상하고 생각하고 상상하게 만들었다. 


책의 구성은 다섯개의 챕터에 아루샤와 타랑기레 국립공원부터 만야라 호수와 응고롱고로 분화구, 올두바이와 세렝게티 국립공원, 내륙의 바다 빅토리아 호수, 아프리카의 사람들까지를 담고 있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 호수와 거대한 분화구, 넓은 평원을 가득 메운 누 떼와 얼룩말들, 우아한 자태의 치타, 수많은 종류의 새들과 작은 곤충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그림 뿐만 아니라 문학적 감수성이 넘쳐나는 문장들도 즐겁게 읽었다. 


물을 머금어 잔뜩 부푼 화지들과

그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아프리카를 반추해 본다.

훗날, 내가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도

아름다운 대자연의 싱그러움이

지금처럼 건재하기를 기원하며….


이곳의 풍경은 나무와 땅, 초록색과 갈색 두 가지 뿐이다. 탄자니아의 스와힐리어는 단어의 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초록색을 표현하는 단어만큼은 스무 개가 넘는다고 한다. 친절한 나의 가이드는 연노랑에 가까운 라이트그린에서 검정에 가까운 다크그린까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꼽으며 색깔 이름을 알려준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말에서 회색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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