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찡한 휴먼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소설도 살짝 눈물샘을 자극하는 휴머니즘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환타지 요소가 가미되어 흥미롭게 몰입해서 읽은 이야기다. 


무엇보다도 유령이 제시한 네가지 규칙 때문에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나 역시도 그 규칙을 생각하며 일종의 모험을 감행해보는 기분이 들었던게 소설의 매력이었다. 소설은 열차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순식간에 잃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84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라고 한줄로 요약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예상되는 설정이기도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소설 속 인물들에 몰입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되고 작가의 기발한 설정과 장치들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야기는 급행열차 한 대가 탈선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순식간에 사랑하는 가족, 연인을 잃게 된 유가족이 발생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뒤이어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역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가면 유령이 나타나 사고가 일어난 그날의 열차에 오르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단 유령이 제시한 네 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고 피해자에게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되며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먼저 내려야 한다. 그리고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소설은 사망자들에게 못다 한 마지막 말을 전하기 위해 열차에 오르기로 결심한 유복들의 이야기다. 내가 만약 이런 상황이라며 아내에게 부모님에게 어떤 말을 전할지 한참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내가 너한테 바라는 건 단 하나뿐이야.”

“….”

“네가 행복하게 사는 것. 구로랑 신나게 놀고, 돈가스 덮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난 네가 평생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할머니가 돼서도. 평생,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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