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프 머신 - 소셜 미디어는 인류를 어떻게 바꿔놓았나?
시난 아랄 지음, 엄성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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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프 머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의 SNS 헤비유저로서 이 책은 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하이프 머신’ 이라는 생소한 키워드를 내세우며 소셜 미디어는 인류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대해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깊이 다루고 있다는 점이 단연 돋보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시난 아랄 MIT 교수는 세계적인 데이터 과학자이자 투자가로 유명한 것 치고는 이번이 첫번째 책이라고 해서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6배 더 빨리 퍼진다”가 바로 시난 아랄 교수의 연구였다. 


그가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하이프 머신’이란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낸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뜻하는데 SNS에서 정보가 어떻게 확산되는지 그 원리와 파급효과를 데이터로 보여주며 정치, 경제, 교육, 건강 등 일상의 모든 것을 점령해버린 소셜 미디어의 명과 암, 위험과 기회, 오해와 진실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기존에 SNS라고 하면 인플루언서나 관종들의 대향연이자 세상 쓸모없는 인생 탕진 골칫덩어리라고 비하하기도 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섬뜩할 정도로 일상의 모든 곳에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책을 펼치면 먼저 최근 러시아 침공으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사례가 나온다. 러시아는 이미 2014년에 10일 만에 크림반도 접수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치밀한 정보작전을 펼쳤다. 러시아가 ‘하이프 머신’을 활용해 크림반도 사태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인의 인식을 선제적으로 조정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짰고 그것이 정확히 먹혔다는 것이다.


 UCLA 연구에서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는 자제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억눌렀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이 일반적인 행동이 담긴 사진들을 보다가 약물을 복용하거나 술을 마시는 등의 위험한 행동이 담긴 사진들을 보는 가운데, 그 사진들에 ‘좋아요’가 더 많은 경우에 받게 되는 정신적 충격을 분석했다. 이때 완전히 다른 뇌 부위들이 반응을 보였다. 반면 자제와 반응 억제를 관장하는 뇌 부위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것은 위험한 행동이 담긴 사진들이 ‘좋아요’를 더 많이 받은 경우, 어떤 행동이 위험하다는 것을 경고해야 할 우리 아이들의 뇌 부위가 아예 움직이지 않거나 움직임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심지어 온라인상에서의 배척은 분노와 복수심을 유발한다. 이렇게 소셜 미디어는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주식투자자 입장에서 특히 솔깃한 사례로 2013년 ‘백악관 폭발, 오바마 부상’이라는 내용의 AP통신 발 트윗 하나가 5분 만에 주식시장에서 152조를 증발시켰던 사건도 다루고 있는데 저자는 전쟁, 테러, 선거 등 여러 사건에 대해 소셜 미디어로 배후를 조종하는 가짜 뉴스 세력의 실체를 파헤쳤다. 어쩌면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가 치밀한 작전을 펼쳐 대중을 움직이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이런 소셜미디어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일종의 대안도 제시하고 있는데 지금 현재 세상이 관심 경제와 트렌드의 횡포에 휘둘리고 있고 이는 대중의 지혜와 광기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소셜 미디어의 장밋빛 약속의 위험성을 알고 더 나은 하이프 머신을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을 읽어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저자는 페이스북 해체와 독점 금지법, 개인의 소셜 그래프와 데이터 이동성, 사생활과 데이터 보호, 건강한 소셜 생태계에 대해 심도깊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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