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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 거짓과 미신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힘
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2월
평점 :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과학책인 듯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어려운 과학 공식은 없고 오히려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는 인문학적 영감까지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책이었다. 일명 과학 문해력을 배우고 키울 수 있는 내용들이었고 요즘들어 SNS에서 핀곤할 정도로 판치는 거짓과 미신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일단은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왜 미신과 음모론처럼 과학을 부정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혹하는지를 파헤쳐 볼 수 있었고 요즘 같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포퓰리즘과 편가르기와 사회갈등,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 등의 담론들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책에서는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공간과 시간을 구부렸을까부터 더닝 크루거 효과, 쿠르트 괴델과 힐베르트 프로그램의 무산, 블랙홀과 우주의 대칭, 헴펠의 까마귀 역설, 뒤앙-콰인 논제, 아이작 뉴턴의 놀라운 힘들, 오컴의 면도날과 바지 정령, 자기기만과 속임수, 노벨상병, 종교와 신화, 과학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등의 방대하면서도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하고 고대와 현대를 아울러 과학자들의 빛나는 발견과 황당한 오류들을 즐겁게 읽어볼 수 있다.
그렇다고 과학만이 완벽한 진리라는 일방적인 논리는 아니었고‘방법’이자 ‘문제 해결 전략’이자 ‘다양한 도구 모음’이라는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즉, 과학은 발견한 진리를 수집하는 닫힌 체계가 아니라 과학적인 태도와 사고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행하는 방법론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과학과 미신에 대해 논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과학은 닫힌 시스템이 아닙니다. 과학은 계속 넓어지고 새로운 인식들을 받아들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과학과 미신이 대결하면 과학이 이길 수밖에 없지요. 미신적인 주장이 과학적으로 반박되거나, 아니면 미신적인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어 과학적 진실로 편입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과학이 옳습니다. 그렇지 않을 때는, 옳은 것이 과학이 됩니다.
과학에서는 새로운 매듭이 지어지면 이를 훌륭하게 증명된 사실들로 이루어진 망과 연결하려 시도하는 반면, 미신에서는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좁은 망을 구성합니다. 어느 커다란 망과 연계할 필요가 없으며, 다른 사람들이 이미 주장한 것들과 부합할 필요도 없습니다. 실 한 오라기 한 오라기가 공중에 그냥 흩어져 있지요. 바로 이런 이유로 미신은 과학에 가망 없이 패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