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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변호사가 되어보니 말입니다 - 어느 생계형 변호사의 일상 기록 ㅣ 일하는 사람 6
오광균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2월
평점 :
제가 변호사가 되어보니 말입니다
기상예보관부터 라디오피디, 사운드 디자이너 등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밌는 읽을거리를 선사했던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여섯번째는 변호사 이야기였다. 이번에도 어느 생계형 변호사의 일상 기록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미디어에서만 만나봤던 변호사 이미지와는 살짝 다른 실제 현장 이야기들이 신선했고 변호사 업계의 생생한 이야기들과 저자가 변호사 일을 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 느낌, 생각들이 솔직담백하게 그려진다.
결국 변호사도 나같은 직장인이 느끼는 고민과 힘든 일들이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고 하루에도 수백 수천 페이지의 서류를 들여다보며 50장씩 글을 찍어내고, 퇴근한 후에는 누군가와 싸우기 싫어 주문한 음식에서 나온 머리카락을 조용히 덜어내고, 휴일에는 글자를 읽기 싫어 더빙 영화를 보는 모습들이 한편으론 유쾌하기 까지 했다.
그 외에도 나쁜 사람을 변호한다는 것, 방송에 나가본 썰, 변호사 vs 검사 vs 판사, 변호사의 1년, 공짜로 해주세요, 사무실에 와서 조용히 카톡으로 대화합시다 등의 제목만 들어도 어서 들춰보고 싶은 재밌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특히 저자는 변호사답지 않은 재밌게 글을 쓰는 필력이 매력적이었는데 공짜로 해주세요라는 글 중에 일부를 발췌해보면
김밥천국에 가서 김밥을 달라고 하면서 “여기는 천국인데 왜 돈을 받냐”라고 하면 좋은 소리는 못 들을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 “공익 변호사라는 사람도 있잖아요.” 어디서 들었는지 ‘공익 변호사’는 소송을 공짜로 해준다면서 자신의 소송도 공짜로 해달라는 사람이 있다. ‘공익’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경우다. 비슷한 예로 ‘인권 변호사’를 운운하며 공짜로 소송을 해달라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