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어게인

산티아고 어게인 - 포르투갈을 걷다, 리스본에서 산티아고까지
박재희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7월

산티아고 어게인 

벌써 2년이 넘어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는 답답함을 책이라는 간접체험으로 위로해주는 여행에세이다. 개인적으로는 예전부터 코로나가 끝나면 꼭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장 먼저 가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이제는 그 생각도 무색해졌다. 

저자는 이미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라는 전작 출간했는데 이 책은 후속편 같은 성격으로 리스본에서 산티아고까지의 여정과 산티아고에서 무시아까지의 여정에서의 경험, 생각, 느낌, 그리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책을 읽으며 대서양을 바라보며 걷는 포르투갈 해안길을 연상했고 포르투갈의 풍경과 사람, 와인, 음식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함께 떠나보는 여정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두 달 치 여행경비였던 현금과 신용카드, 여권 등을 소매치기당하는 어이없는 에피소드는 좌충우돌 산티아고 분투기 같았고 순례길에서의 저자의 진지한 인생에 대한 생각들은 각잡고 읽으며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순례자로 수백 킬로미터를 넘게 걸으며 받은 축복 가운데 내가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세상에 작고 보잘것없던 것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길가 주인 없는 노지에 자라는 옥수수나 가을 고추가 화려한 장미보다 아름답지 않다고 할 수 없었다. 보도블록 틈에서 겨우 피어난, 있는 힘을 다해 힘껏 핀 작은 생명들은 그 어떤 존재보다 위대하고 장하다. 비록 잡초라고 불리는 생명이지만 풀을 밟지 않으려고 숨을 참으며 까치발로 걷는 그 마음을 나는 길에서 선물로 받았다.

‘당신은 왜 이 길을 걷습니까?’ ‘당신은 어떤 의미를 찾습니까?’

‘걷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므로 나는 이 길을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