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K -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을 위한 박노자의 불편한 제안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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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K


예전 한겨레21 칼럼부터 작년에 읽은 <미아로 산다는 것> 까지 꾸준히 챙겨읽는 박노자 교수의 신간이다. 이번엔 K-OO 국뽕, 선진국 대한민국에 심취해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이자 일종의 제안을 담은 책이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어두운 이면을 들춰내는 날카로운 지적들이 섬칫했지만 결코 우리고 몰랐던 얘기가 아니었음을 직감했다. 이미 일상 속에서도 찝찝하게 미뤄두고 있는 얘기들이었고 모른척 외면했던 진실이었다. 


그리고 이런 진실을 까발리는데 머물지 않고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함께 이렇게 바꿔보자는 박노자의 제안들이 있어 의미밌는 시간이었다. 


책의 구성은 타자에 대한 관심과 존중, 나와 남을 이어주는 소속감의 고갈과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각자도생,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나를 지지하고 내 존엄성을 인정해주는 타자, 나에게 존재감을 부여해주는 집단의 부재, 이로 인한 개개인이 고통에 대한 수십개의 길지 않은 칼럼 형식의 글들이 엮여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개인을 능력 위주로만 평가하여 그 개인에게 급을 매기고, 경제성장을 최고의 사회적 가치로 여기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몸서리가 쳐진다. 그렇다고 비관론에만 빠지는 우울한 책이 아니었던건 각 챕터의 글에 마지막 문단은 항상 희망의 불씨를 발견할 수 있게 마무리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의 목표는 성장이 아닌 인간과 생태계의 총체적 생존이라는 명쾌한 대목은 나한테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데올로기가 될 것 같다. 


그외에도 한국이 이미 극복했다고 믿었던 빈곤 같은 문제가 귀환하고 있는 현실과 중세의 군주나 봉건영주를 연상케 하는 한국 사회의 엄격한 권위주의, ‘빌거(빌라에서 사는 거지)’ ‘이백충(한 달에 200만 원 이하의 소득으로 사는 벌레 같은 사람)’ ‘난민충(벌레 같은 난민)’ ‘맘충(벌레 같은 행동을 하는 아기엄마)’ 같은 노골적인 멸시와 차별, 노동 현실에 대한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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