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 하나의 방정식 - 궁극의 이론을 찾아서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1년 11월
평점 :
단 하나의 방정식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로 만나봤던 미치오 카쿠의 반가운 신간이다. 이번 책은 궁극의 이론을 찾아나서는 그의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으로 물리학적, 천문학적 배경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더 명쾌하게 즐길 수 있는 책이라 솔직히 나는 조금 어렴풋하게 읽고 넘긴 대목들도 많았다.

그래도 이 책이 걸작이었던 이유는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에서부터 뉴턴의 고전역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크 등의 양자역학을 거쳐 우주에 존재하는 네 가지 힘은 무엇인지, 이들은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그리고 이 힘들이 통일되어야 하는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지를 최대한 체계적이고 명쾌하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끈이론과 M-이론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모든 것의 이론’이 갖는 철학적 의미도 함께 논해보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다행이었던건 어려운 방정식이 아닌 칠판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을 바라보고 원테이크로 흥미진진한 이야기 방식의 강의 같았다는 점이다.
자연에는 네 가지 기본 힘이 존재한다. 먼저 전자기력은 전기와 자기, 빛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강한 핵력(강력)은 뜨겁게 타오르는 별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태양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 덕분이니, 결국 인간은 강력으로 존재하게 된 셈이다.
세번째 약한 핵력(약력)은 모든 종류의 방사성 붕괴에 관여하는 힘으로 지구의 내부가 뜨거운 이유는 그곳에서 방사성붕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산폭발과 지진을 일으키는 막대한 에너지의 원천은 약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중력은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이 공전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두고 은하의 형태를 유지시키는 힘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우주는 마치 우리가 등장할 것을 처음부터 예견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핵력이 지금보다 조금만 약했다면 태양이 점화되지 않아서 태양계는 암흑천지가 되었을 것이고, 강력이 지금보다 조금만 강했다면 태양은 이미 수십억 년 전에 연료가 고갈되어 죽은 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핵력의 세기가 기적처럼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결국 중력이라는 힘은 실체가 아닌 환상이었다. 당신이 지금 의자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다면, 당신은 ‘내 몸이 공간으로 날아가지 않는 것은 중력이 나를 의자 쪽으로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지구의 질량이 당신 머리 위의 공간을 휘어지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당신의 몸이 의자 쪽으로 내리 눌려지고 있기 때문에 의자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있다’고 강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