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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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영화와 에세이 둘다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무척 반가운 책을 만났다. 수필가 배혜경의 일종의  영화 에세이글을 엮은 책으로 영화평론이 아닌 영화와 얽힌 인생과 일상이야기를 즐거운 읽을거리로 풀어낸 형식이다. 


일명 영화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이라는 표현에 딱 걸맞는 영화와 일상에서의 경험과 생각, 느낌들을 솔직담백하게 썼다. 요즘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영화 컨테이젼부터 버스, 정류장, 화양연화, 디 아워스, 버닝, 밀양, 흐르는 강물처럼,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바베트의 만찬, 장화, 홍련, 화려한 휴가, 화씨451, 실낙원 등 국내와 해외, 시대와 장르를 오가는 다양한 영화들이 언급된다. 


이미 본 영화와 보고 싶은데 계속 미뤄왔던 영화, 몰랐던 명작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영화들을 다시 보고 싶어진다. 저자의 색다른 영화를 보는 시각이 흥미로웠고 나와 다른 생각과 내가 놓치고 있었던 영화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가 솔솔했다. 


각 주제별로 챕터를 따로 두지 않고 긴 프롤로그부터 짧은 에필로그까지 많은 영화를 하나의 호흡으로 엮었는데 극장과 비디오테이프의 시간을 지나 팬데믹으로 집콕영화를 즐기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 저자의 심상에 잡힌 어떤 코드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화 이야기와 삶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영화가 저자에게 오기까지의 가족을 비롯한 소소한 일상 이야기와 영감을 얻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위로와 힘이 되었던 경험이 솔직하게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다. 영화가 다 말하지 않듯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는 행간에서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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