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 - 황혼이 깃든 예술가의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 분투기
윌리엄 E. 월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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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


역사 덕후들이 열광할 만한 미켈란젤로 전기 형식인데 그의 생애 중에서도 마지막 20년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릴때 미켈란젤로 위인전도 읽은 기억이 있는데도 이렇게나 내가 미켈란젤로를 모르고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새롭게 알게 된 대목들이 가득했다. 


특히 89세까지 장수하며 만년에도 청장년 시절 못지않은 위대한 성취를 이뤘다는 점이 놀라웠고 이런 그의 마지막 도전이었던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 분투기를 세계적인 미켈란젤로 권위자인 윌리엄 E. 월리스가 정리한 책이다. 


평소 은퇴 후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노년은 어때야 할지 한참을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려내는 만년의 미켈란젤로는 거듭되는 좌절과 개인적 상실, 점점 먹어가는 나이, 곧 닥쳐올 것 같은 죽음에 대한 예감 등을 앞에 두고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작품 제작에 매달렸다. 그처럼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나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하나 이 책의 매력은 성 베드로 대성당 공사에 대한 미켈란젤로와 관련된 역사였다. 이 대공사는 1505년에 브라만테가 착공하여 1546년 미켈란젤로가 이어받고 17세기 중반에 베르니니가 공식적으로 완공할 때까지 무려 15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수많은 건축가가 건축을 이어갔지만 대성당은 미켈란젤로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을 다시 지으라는 파울루스 3세의 지시는 만년의 미켈란젤로에게 새로운 목적의식과 지향점을 제시했다. 대성당 일은 그의 평생에 걸친 최대 규모의 책임 사업이 될 터였고 개인적 관심사와 슬픔을 모두 내려놓게 만들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예술가가 맡은 최후의 임무였고, 노령, 절망, 죽음에 굴복하지 말아야 할 최선의 이유를 제공했다.


그 외에도 미켈란젤로가 82세가 된 1557년, 4월 16일부터 22일까지 일단위로 공사 현장을 스케치한 대목도 인상적이었고 그가 생애 후반에 제시한 아이디어와 영향력은, 그가 직접 만든 그림, 조각, 건축물 들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미켈란젤로 생애 후반의 특징은 그가 많은 프로젝트에 창의적인 책임을 맡았고 또 그를 주요 건축가로 인정하는 그보다 더 많은 프로젝트에 활발히 개입했다는 것이다. 그의 엄청난 창조 정신은 로마시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놓았고, 예술가와 건축가라는 직업을 바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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