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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청춘
정해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1월
평점 :
백일청춘 - 정해연 장편소설
설정 자체부터 흥미진진한 전형적인 페이지터너 소설이다. 기존에 두사람 몸이 바뀐다는 얘기는 진부한 설정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바뀐 두 사람 모두 백일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는 색다른 설정이 추가된다.

소설을 읽으며 나는 저렇게 몸이 바뀌면 100일간 뭘 할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고 돈과 젊음 사이에서 발란스 게임을 하게 된다.
이야기는 돈을 열망하는 고등학생과 청춘을 열망하는 대기업 노년 회장이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흥미로운 이야기면서도 자연스럽게 인생에서 중요한게 무엇인지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를 전하는 흐름이었다.
나는 과연 100일 남은 죽음 앞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생각하며 두 주인공의 100일을 읽게 된다. 평생을 몸 바쳐 일해온 대기업 SH물류의 회장 주석호는 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자신의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눈을 뜬 곳은 저승이 아닌 웬 냄새나고 좁아터진 방, 석호는 곧 자신이 김유식이라는 고등학생 몸에 들어왔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몸을 찾아가 보니 제 몸에는 김유식이 대신 들어가 있는데...
석호는 돈 버는 일에 매달리느라 흘려보냈던 청춘이 아쉽고, 유식은 가난한 편모가정에서 엄마에게 호강 한 번 못 시켜준 게 아쉽다. 좌충우돌 벌어지는 주변의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은 그 둘을 좀처럼 가만히 두질 않는다. 갖은 사건과 돌발상황들을 함께 겪으며 두 인물도 자연스레 우정을 쌓게 된다. 전혀 통하는 게 없을 것만 같은 육십 대 노인과 십 대 소년이 투덕거리며 다툴 때면 어느샌가 흐뭇하게 미소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