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Rome City

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로마 시티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컨셉아티스트인 저자가 작정하고 만든 로마 역사서로 무엇보다도 300개가 넘는 로마 관련 그림들이 압권이었던 책이다. 책의 퀄러티는 로마역사덕후인 저자의 장인정신과 애정이 엿보이고 독자 입장에서는 로마 곳곳을 담은 화려한 색감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로마 역사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준다. 

그렇다고 텍스트에 소홀한 그림책은 절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에 로마 역사와 관련된 책을 꽤 많이 읽어봤지만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있었고 어렴풋했던 로마 역사를 새롭게 정리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오히려 역사학자의 시각이 아닌 로마역사 매니아의 입장에서 풀어내는 방식이 친근하고 즐거웠고 고대 로마의 건국 신화에서부터 고대 로마제국, 그리스도교의 부상으로 시작된 중세, 르네상스, 이탈리아 통일에 이르기까지 로마의 2700년을 총망라하고 있다. 

특히 로마 거리를 거닐듯 황홀하고 재미있게 읽다 보면 어느새 유럽 문화의 정수, 나아가 오늘날 세계 문명의 근원을 이해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책 소개문구가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로마는 명실공히 유럽과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문명의 중심이고 거대한 이야기 창고이기도 한데 로마제국이 멸망한 뒤 후세 사람들은 옛 건물을 흙으로 덮기만 하고 새 건물을 올렸다보니 로마의 지대는 5~18미터나 높아졌다. 고대 로마 시대의 건축물들을 유심히 보면 모두 한 층 높이 아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책의 구성은 세계의 머리라는 제목의 로마의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부터 마을에서 제국으로 성장하고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카이사르의 후계자들인 로마 황제, 제2의 로마라고 할 수 있는 바티칸시티와 교황 이야기로 이어진다. 

콜로세움과 판테온, 로마네스크와 고딕, 르네상스와 바로크 등의 로마의 예술에 대해서도 깊게 다루고 승자 없는 승리 선언 : 이름으로만 존재하던 이탈리아가 만들어지다

라는 마지막 챕터까지 총 25편의 로마 역사 다큐멘터리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