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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이종필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물리학자 이종필 교수의 현재 세상을 보는 예리한 통찰과 분석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단순히 어느 학자의 고견으로 끝나는게 아닌 독자들에게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봐야 할지와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같이 생각해보는 여정이 이 책에 담겨있다.

저자는 우선 한국형 천재의 시대는 끝났다는 발칙한 선언으로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가장 성공적이었던 지식 창출 플랫폼은 바로 과학이고 과학이 인류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은 우리가 이 우주의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그렇고 그런 존재라는 겸손함을 가르쳐 준 것이며 이 우주에서 그렇게 보잘것없는 우리 인류가 이제는 여기까지 와서 이 우주 자체를 이만큼이나 이해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NIV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남의 말 쉽게 믿지 마라는 “Nullius in verba.”와 초협력에 대해 깊이 다룬다. 과학과 관련된 지식을 하나 더 얻는 것보다, 남의 말을 쉽게 믿지 않고 항상 스스로 확인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과학의 출발이고 혼자 잘하던 시대는 끝났으며 지금은 다 같이 잘하는 시대, 다 같이 잘해야 하는 시대라고 조언한다.
다 같이 잘하는 시대에 필요한 덕목은 소통, 협력, 공유, 탈 중심 등의 가치이고 초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수평적이고 분권적인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수평과 분권은 사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집중된 권한을 아래로 분산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권한이 있어야 밑에서도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앞서 말했던 초지능성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조직의 각 영역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다면 그 조직에서 혁신이 일어나기는 어렵다.
책 제목인 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의 의미도 새롭게 깨닫게 되었는데 4차 산업혁명은 정치경제학의 담론만으로는 대처하기 어렵다. 이제는 그만큼이나 과학의 마인드를 균형감 있게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 말해 왔듯이 이제는 구체적인 지식보다 새로운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스스로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과학의 원리가 들어간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증거 기반의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궁금한 기성세대들과 가장 치열하게 맞부딪히며 살아가야 할 청춘들,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이 사회에 아이를 내보내야 하는 부모들에게 냉철하면서도 희망 가득한 시대 통찰 메시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