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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 넘겨짚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71가지 통찰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평점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숫자란 데이터와 통계를 의미하고 있다. 저자는 정확한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고 깊게 통찰하는 법을 알려준다. 71가지 흥미로운 세상이야기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세상의 진실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에너지, 환경, 경제 분야의 사상가인 바츨라프 스밀이다. 그는 가짜뉴스와 통계 왜곡이 범람하는 시대에 우리 세계의 실제 모습과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숫자로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숫자의 의미와 맥락을 파악하면 현실이 보이며 팩트가 외면당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추측과 오해, 편견을 배제하고 세상을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다.
책에 구성은 71가지 주제들을 길지 않은 분량으로 71가지 챕터에 명확한 데이터와 그에 대한 저자의 명쾌한 해석이 담겨있는 형식이다. 인간의 기대 수명은 정점에 이른 것일까? 왜 실업률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을까? 전기 자동차는 정말 친환경적일까? 풍력발전에 화석연료가 필요한 이유는? 등 목차만 읽어봐도 궁금해서 어서 들춰보고 싶은 주제들이 가득했다.
그 중에서도 요즘 코로나와 관련한 백신 접종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주는 대목도 있었는데 백신은 확실한 재무적 투자라고 단언하며편익-비용 비율(benefit-cost ratio) 이라는 경제적 관점으로 백신 접종에 접근한다. 2016년 미국 의료 전문가들은 100곳의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보급에 따른 투자 수익을 계산했다. 백신을 제조, 공급, 운송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발병, 사망을 피함으로써 얻는 수익 추정값을 비교해보니, 백신 접종에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16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제적 편익을 폭넓게 해석하면 편익-비용 비율이 44배에 달했다. 결국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 백신 접종만큼 확실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그 외에도 팬데믹이 유행할 때 얼마나 고약한 전염병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 대피라미드를 짓는 데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동원했을까?, 일본의 미래, 왜 아직은 디젤엔진을 폐기할 때가 아닌가?,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지나치게 빨리 증가한다, 바람에서 전기를 얻는 데 화석연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햇빛이 아직은 최고인가?, 공기 주입식 타이어의 놀라운 이야기, 전기 자동차가 적어도 아직은 우리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은 이유, 지중해식 식사법이여, 이제는 안녕!, 왜 닭이 대세인가?, 소를 위한 행성 등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지적유희의 연속이었다.
미국도 ‘제국’일까? 설령 미국 제국이 실제로 존재하고, 1898년(미국-스페인 전쟁으로 필리핀, 푸에르토리코, 괌을 병합한 때)에 시작되었다고 믿더라도, 그 제국이 지금까지 강대해지고 있다고 믿어야 할까?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이 결정적 승리를 거둔 마지막 주요 전쟁이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등은 지루하게 계속되며 큰 희생을 치렀지만 승패를 명확히 판정하기 힘든 전쟁이었다. 1990~1991년의 걸프전쟁은 짧게 끝났지만, 12년 후 다시 이라크를 침략하고 오랜 교착 상태(2003~2011)로 많은 피를 흘려야 했기 때문에 확실한 승리는 아니었다. 미국이 세계경제 생산에서 차지하는 몫도 1945년 비정상적인 정점에 오른 이후 지속적으로 내려앉고 있다(1945년에 다른 모든 경제 대국은 전쟁으로 파괴되거나 피폐해진 상태였다). 게다가 이른바 미국 중심의 궤도에 있던 많은 국가들도 이제는 무작정 미국의 뜻을 따르거나 동의하는 경향을 띠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은 아직도 존속하는 ‘제국’이라 말할 수 없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