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일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가의 일


다양한 분야의 걸출한 예술가 33인의 이야기들을 33개의 챕터로 엮은 책이다. 실제로는 매경 프리미엄이라는 곳에 예술에세이로 연재된 글들을 단행본으로 만든 책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신문칼럼 특유의 단정함이 느껴지는 문체가 매력적이었다. 



데이비드 보위부터 말러, 샤갈, 가우디, 구겐하임, 뭉크 등의 서양 예술가 뿐만 아니라 국내의 천경자, 박남옥, 나혜석 등도 소개되며 장국영에 대한 글도 읽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예술가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새롭게 알게 된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더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단순한 위인들의 업적을 나열하는 글이 아닌 그들의 삶과 철학을 문학적 감수성까지 느껴지는 유려한 스토리로 풀어내고 그래서 더 감정이입이 되며 나의 링상과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 이야기들은 주로 예술가가 활동한 시대의 정치사회문화의 흐름들과 그들의 전체 인생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상하게 한다. 예를 들어 뭉크는 어떠한 상태에서 절규처럼 강렬한 그림을 그렸는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안에는 당시 칼로가 느꼈던 아픔이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었는지에 대해 저자와 함께 생각해보는 여정과도 같았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대목을 발췌해보자면 구스타프 말러에 대한 이야기다. 말러는 “나는 교향곡에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세상은 어떠했나. 말러는 길거리에서 자랐다. 그래서 그의 교향곡엔 온갖 세속적인 소음이 섞여 있다. 말러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평생을 이방인으로 살았다. 그래서 그의 음악엔 깊은 비애가 깔려 있다. 말러는 형제와 어린 자식의 죽음을 지켜봤다. 그래서 그의 교향곡엔 죽음의 기운이 짙게 서려 있다. 조롱받고, 무시당하면서도 교향곡 10개를 완성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뒤에 그들의 작품을 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는 점이 즐거웠다. 예술 작품은 알면 알수록 더 많은게 보인다는걸 알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