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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평점 :
끝까지 쓰는 용기
오래전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부터 다양한 글을 쓰며 즐거움을 선사했던 정여울 작가의 책은 항상 반가웠지만 이번 신간은 자신의 글쓰기 노하우에 대한 모든 것을 펼쳐보여 더욱더 반갑게 집어든 책이다. 그렇다고 내가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보려고 읽는 글쓰기 교과서는 아니었고 일반 독자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다정한 에세이 같은 글쓰기 수업이 담겨있다.

특히 글 쓰는 사람들이 매번 맞닥뜨리는 고민들에 대해 정여울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다정하게 답하는데 글쓰기를 좌절시키는 것들과 소망하게 하는 것들부터 창작과 퇴고, 글쓰기의 힘을 길러주는 것들을 조언해준다.
그리고 글 쓰는 일의 희로애락과 베스트셀러 작가의 기쁨과 다짐, 글을 쓸 때 가장 슬픈 순간,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한 순간 등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겠다는 강의 방식이 아닌 자신이 글을 쓰며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놓으며 그 이야기을 읽는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다.
마지막 세번째 챕터에 가서야 본격적인 글쓰기 수업이 진행되는데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한 취재부터 테마, 교감, 공간, 고백, 독자, 애정, 문장 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글쓰기의 운명을 결정하는 방향타와 누구의 마음을 어떻게 두드릴 것인가, 대상을 향해 가져야 할 가장 소중한 감정, 눈부신 마지막 문장이 보일 때까지 다듬고 또 다듬기에 대해 배워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글을 쓰는 동안에는 온전히 자신에게 푹 빠져보고 힘을 빼보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는데 잘될 거라는 생각, 잘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그 모두를 떨쳐내고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 남들이 내 글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멀리 던져버리고 힘을 빼면 내 안에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튀어나오기 시작한다고 한다.
어떤 대목에서는 정여울 작가의 문장론에 대한 생각도 엿볼 수 있었는데 아름답고 화려한 문장을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면과 거의 혼연일치가 된 그런 문장을 쓰고 싶다고 한다. 내 삶과 일치하는 문장, 내 마음의 무늬와 어우러지는 문장, 그리하여 그 문장 자체가 나의 영원한 분신이 되는 그런 문장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