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탄생 - 최초의 국어사전 만들기 50년의 역사
최경봉 지음 / 책과함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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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탄생 


유해진과 윤계상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말모이>를 감명깊게 읽었는데 이번엔 최초의 국어사전 만들기 50년의 역사를 담은 제대로 된 우리말에 대한 역사책을 만나게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말모이는 그 수많은 한글의 고난과 역경 중 극히 일부였다는걸 알게 되었고 다시 한번 우리말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된 시간이었다. 


이 책의 저자 최경봉 교수에 대한 감사함도 빠트릴 수 없는데 우리말 사전이 만들어지기까지 50년 동안의 길고 험난했던 전 과정 기록하기 위해 발로 뛰어 얻은 수많은 자료와 사진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전 편찬에 얽힌 사건과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에 이르기까지 민족사의 격동기에 오로지 우리말 사전 편찬 하나에 온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의 좌절과 고통, 그리고 완성의 기쁨을 담고 있다. 


책의 흐름은 맨먼저 서울역 창고에서 발견된 원고뭉치에서 시작해서 조선말큰사전 출간과 누가, 왜, 어떻게 사전편찬을 시작했는지를 추적한다. 사전편찬의 길을 먼저 닦은 이봉운과 지석영 선생의 이야기도 읽어볼 수 있고 주시경과 조선어 교사들, 광문회와 계명구락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본격적인 사전편찬과 관련해서는 새말 규정하기부터 시골말 캐기 잡책,‘서울의 중류 계층에서 사용하는 말’이 표준어가 된 까닭, 최대의 난관, 철자법 논쟁에 대해 자세히 언급되고 있고 사전 편찬 역사의 좌절과 전진의 세월은 한편의 대하역사드라마였다. 


책 후반부 조선어학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기독교와 조선어학회, 대종교와 조선어학회, 독립운동 세력과 조선어학회에 대한 의미를 깊이 탐구해본다. 


표준어란 아주 오래된 규범 같이 느껴지지만, 실은 채 100년도 되지 않은 ‘신생 언어 규범’이다. 이런 표준어가 어떻게 동서를 막론하고 각국의 근대를 만들어냈는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국가 체제가 질서 있는 의사소통 과정 속에서만 유지, 발전될 수 있다고 할 때 근대 민족국가는 모국어의 규범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모국어 문법서를 발간하고 모국어 사전을 편찬하는 것과 같은 일은 규범화의 시작이면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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