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의 맛 - 이게 바로 주식하는 재미
홍민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희일비의 맛 


요즘 가장 핫하고 힙한 에세이 시리즈인 먼슬리에세이의 드렁큰 에디터가 열린기획으로 처음 시도한 첫번째 책이다. 인스타그램으로 원고를 공모했고 일반 독자들이 교정지 리뷰어로 참여하기도 했다. 


첫번째 주인공은 브랜드 마케터 홍민지 저자로 일반적인 개미투자자 입장에서 재밌게 주식투자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나 역시도 개미투자자 입장이라 제목부터가 격하게 공감되었다. 아무리 마음을 다스려볼려고 해도 주가등락에 따라 일희일비하게 되는 투자심리는 어쩔 수 없다. 


요즘 쏟아져나오고 있는 여느 주식투자서는 절대 아니며 그렇다고 대박종목을 추천하거나 대단한 투자 노하우를 공개하는 책도 아니다. 저자는 얼떨결에 주식에 발을 들인 10년 차 개미의 투자 경험과 일상, 다양한 에피소드, 생각, 느낌들을 솔직담백하게 쓴다. 단타 테마주부터 우량주, 엔터주, 정책주, 배당주까지 쇼핑하듯 사고 팔며 때론 고점에 물려 심장이 덜컹하는 날도, 버팀의 미학으로 익절 엔딩을 맞기도 하는 저자는 주식투자에서 인간 내면의 디테일한 욕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런 평범한 투자 경험 스토리는 어쩌면 나 자신의 투자 습관을 비춰보는 거울 같기도 했고 나를 객관화해서 보는 일종의 메타 인지(?)의 세계로 이끌기도 했다. 책의 구성은 봉준호 테마주와 bts관련주 등의 단타매매 스토리인 <단타의 맛> 부터 10년을 묻어준 현기차와 삼성전자 이야기인 <장투의 힘>, 그외에도 주식쇼핑, 징크스, 노하우, 가이드 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2021 오스카 단타장 현장 취재>란 글에서는 단타 매매를 숨막히는 서스펜스 드라마(?)로 그려내기도 한다 ㅎㅎㅎ 


정확히 오전 10시 28분, 영광의 순간을 향해 돌진하는 위험천만 레이스에 기어이 탑승한다. 4,000원에 250주 체결. 단돈 몇 만 원이라도 시급 챙기려면 시드가 더 있어야 하지 않겠어? 3,950원에 150주를 더 담았다. 드디어 여우조연상 시상이 시작되자 호가 창은 줍는 자와 던지는 자들이 한데 뒤엉킨 아수라장이 된다. 바로 그 순간, 모두의 염원을 담은 세 글자, 그녀의 이름이 울려 퍼지고 두고두고 회자될 레전드 수상 소감이 이어졌다. 얼른 이 500주를 던지고 단돈 몇 만 원이라도 챙겨 나와야 한다. ‘Yuh-Jung Youn’이 호명되자마자 귀신같이 주가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소멸된 재료의 잔 불씨로 시작된 초단타의 긴박한 현장이니 얼른 던지고 나가는 사람이 승자.


어떤 대목에서는 10년의 투자 경험이 녹아든 관록과 투자 철학을 엿볼 수도 있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가 거기에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는 시선. 초반엔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주식 자체가 원망스러웠지만 이젠 아니다. 주가는 계속 변화한다. 그 유기적인 움직임을 함께할 기업을 골라 투자하고 그 시간을 덤덤히 버티며 일상을 이어가다 보면 분명 기회는 온다. 잃은 돈을 다른 종목에서 채울 수도 있고, 만약 복구가 안 된다 해도 그 경험은 분명 다음 투자에 도움이 된다. 수익의 모양이 꼭 ‘+예수금’의 형태로만 한정된다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주식이란 하나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 어쩌면 종목 공부나 거래 전략 실습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아닐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