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침묵에 신의 눈물이
박인순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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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침묵에 신의 눈물이


2000년 문학예술 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인순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시인 출신 다운  시적 감수성까지 녹아든 소설이라 주옥같은 대목들이 많았고 73세의 할머니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연륜답게 축적된 세월의 이야기들을 즐겁게 읽어 볼 수 있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넘어질 것도 없기에 몰입한 정점 관측은 나이를 이기는 결정 지능이 희망과 꿈의 실현으로 이 책인 장편 소설 <그 남자 침묵에 신의 눈물이> 라고 한다. 


작가의 소회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사랑의 시작은 약속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남편과 아버지로 30년을 후회 없이 사랑과 책임을 다 바치고 ‘남은 여생은 자신을’ 위해 살겠다며 합의 이혼 서류를 두고 떠난 중년 남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파격적인 설정으로 그런 남자의 아내는 존엄성과 자아를 찾아가는 남편의 행복을 빌어준다. 자애로운 가족의 이별과 해후라는 해석이 금방 와 닿지는 않았지만 진실한 사랑이란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배려에 신의 해답이 들어있음을 천천히 깨닫게 되는 소설이었다. 


이야기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어느 은행 지점의 무등산 등산 행사로 시작되고 입석대에 핀 진달래꽃, 사직 공원에 싹튼 사랑, 천상의 눈매 등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후반부에서는 그 남자의 반란, 그 남자 침묵에 신의 눈물이, 물빛 공원의 해후로 마무리 된다. 


"내 영혼을 부르는 이 누구인고

벚꽃 잎 휘날리던 가로등 불빛 아래

해맑은 얼굴 선현한데 나 아직

아무 내색 못 하고 놔버린 진달래여

핏빛보다 진한 내 맹세 넌들 알랴"


가족에게 전하는 말 


나의 가족으로 반생을 함꼐해준 아내 서애란과 딸 현경과 아들 현우에게 이 글을 전한다. 나 이진호는 가족이란 인연으로 만나 내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와 도리를 다했고 함께 살아온 동안 행복했다. 이제 나의 남은 반생을 인간 이진호로 살고자 한다. 합의 이혼 승낙을 해줄 것을 믿고 살고 있는 아파트는 아내 서애란의 몫으로 남겼다. 아들 현우는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이니 성실히 엄마 잘 모시고 잘 살아가길 부탁한다. 


단 퇴직금은 본인 이진호 몫으로 함

추신: 2주 기간 안에 이 서류를 가정 법원에 제출하여 주었으면 고맙겠소 

이진호 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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