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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7 - 동백과 한란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평점 :
고구려
이제는 더이상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김진명 작가의 신간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대하역사소설 고구려의 일곱번째 편이다. 정말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신간이 나오면 하루이틀만에 후딱 읽어버리게 되는 소설이라 주변 지인들에게는 차라리 완간 되고 나서 한꺼번에 정주행 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얘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는 김진명 작가가 다른 소설 집필은 하지말고 고구려 완간에만 집중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여느 김진명 소설과는 스케일부터가 월등하고 많은 대목에서는 대서사시의 문학적 감수성도 뛰어나서 가장 즐겁게 읽는 작품이다.
고구려 역사가 소재지만 한민족 전체의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고 현재 중국의 동북공정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으로 독자 입장에서 봐도 김진명 작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서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미천왕 을불부터 고국원왕 사유, 소수림왕 구부, 고국양왕 이련까지 차근차근 디테일한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는 이 소설은 그 다음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를 위한 빌드업이 아니라 광개토대왕에만 초점이 맞춰줬던 고구려 역사에 대한 관심을 더 크게 확장시켜 진정한 고구려 역사의 풀스토리를 접할 수 있다.
이번 7편에서는 형제 사이이 17대 소수림왕 구부와 18대 고국양왕 이련이 같이 등장하여 스토리를 이끌고 소수림왕은 무예가 출중한 동생 이련에게 ‘나와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걸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한편 궁궐을 떠난 구부는 공자의 왜곡된 기록을 깨려 은나라의 무덤을 파헤치며 ‘기록’과 ‘유학’을 앞세워 천하를 장악하려는 황하문명에 맞선다. 피 튀기는 전장과 역사전쟁의 양극단을 오가며 고구려 최전성기 광개토왕의 출현을 준비한 두 형제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는 백제와의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돌아온 군사들을 대하는 이련의 지혜가 오늘날 대한민국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인상적이기도 했다.
도성으로 돌아온 이련은 왕실의 사재를 탕탕 털어 이 패전한 군사 모두에게 마치 승전국인 양 두두한 상을 내렸다. 또한 국고를 열어 전사자를 위해 성대한 국장을 치르고 그 유가족을 충분히 챙기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하도록 명을 내렸다. 지나친 소비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대신들이 있었으나 이련은 한마디로 일축했다.
“전통을 만드는 것이다. 전쟁에 나가 죽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고구려의 전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