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시간 -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순간들, 바다가 결정지을 우리의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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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시간 


자크 아탈리의 반가운 신간은 의외로 바다를 주제로 잡았다. 초반부에는 이 책이 진짜 내가 알던 자크 아탈리의 책이 맞는지 의심까지 했지만 막상 읽다보면 바다와 관련된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들을 모두 아우르며 깊은 통찰을 선보인다. 


정말 여태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순간들을 멋지게 스토리텔링하고 바다가 결정지을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펼쳐보인다. 


바다라는 키워드 하나로 이렇게나 지구와 인류의 모든 역사와 미래를 해석하고 분석 할 수 있을지 몰랐고 그걸 이 책의 저자 아탈리가 해내고 있다. 


열두개의 챕터로 이어지는 책의 구성은 12회짜리 다큐멘터리를 연상시켰고 우주, 물 , 바다라는 제목으로 하는 첫 챕터에서는 과학 다큐멘터리처럼 바다의 탄생과 바다에서 탄생한 생명을 이야기한다.


그러고 나면 인류 최초의 항해부터 노와 돛을 이용한 바다 정복, 현대의 컨테이너와 어업, 정치 경제적 바다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후반부에서는 바다의 미래를 다루며 환경문제까지도 다루게 된다. 


이제 바다를 통해 화물과 여객만을 운송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했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는데 금융 정보들이 해저 전신 케이블로 전달되고 있고 세계 경제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고 한다. 실제 영국은 점진적으로 전신 케이블을 설치해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연결했고 금융 정보를 모스 부호로 주고박으며 런던의 권력을 장기간 지속시켜줄 사회 기반시설이 자리를 잡았던 것이었다. 


컨테이너의 등장도 매우 극적으로 느껴졌는데 컨테이너는 얼핏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엄청난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한, 절대적으로 중요한 혁신을 일으켰다.


지정학적으로도 바다는 매우 큰 의미가 있었는데 냉전의 절정 배경은 바다였다. 1959년 공산국가가 된 쿠바를 향해 소련에서 핵미사일을 배에 실어 보낸 것이다. 핵미사일이 쿠바에 도착해 설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그해 10월 24일에 쿠바를 봉쇄했다. 이로써 냉전의 긴장이 극에 달했다. 핵전쟁이 임박했던 것이다. 


이 책의 홍보문구에서도 나오지만 인류 역사에 결정적 순간마다 핵심은 늘 바다였고 모든 것이 바다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놀랄 정도였고 바다는 생명을 탄생시키고 유지하며 경제, 정치, 군사, 사회, 문화의 주도권은 늘 바다와 항구를 지배할 줄 아는 이들에게 귀속되어왔다. 


인간 사회를 뒤집은 혁신들은 대부분 바다에서 일어났거나, 혹은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바다를 통해 수천 년 동안 사상과 상품이 유통되었고, 노동의 경쟁과 분업이 이루어졌다. 오늘날 상품과 통신과 정보의 90퍼센트는 바다를 통해 이동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그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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