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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ㅣ 트리플 4
임국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평점 :
어크로스더투니버스
자음과 모음에서 올해부터 시작한 트리플 시리즈는 기존의 단편소설집이랑은 살짝 다른 힙한 느낌으로 세편의 단편과 한편의 에세이에 문학평론가의 해설까지 덧붙여진 구성이다. 네번째 책은 2017년에 등단한 임국영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첫 단편은 표제작이기도 한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이고 이어서 <코인노래방에서>, <추억은 보글보글>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임국영 작가의 에세이 <꿈의 우주를 유영해> 는 보너스가 아닌 소설만큼이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세편의 단편은 각각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임국영 작가가 이번 소설집에서 추구하는 주된 작품세계가 무엇인지가 떠오르게 하는 나름의 스타일이 확실하다. 레트로라는 키워드가 연상되며 만화채널 투니버스부터 달의 요정 세일러 문, 슬램덩크, 봉신연의 등의 애니메이션과 퀸, 비틀스, 웨스트라이프, 브리트니 스피어스, 엔싱크, 백스트리트 보이스 등의 팝, 보글보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슈퍼 마리오,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이 소재로 쓰인다.
그렇다고 단순히 추억팔이 흥미 위주가 아닌 소설 내내 내가 드는 느낌과 생각, 이런 레트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작가의 의도와 메시지를 묘한 기분으로 생각하게 된다. 특히 평범한 어른이 되기 위해 대중적인 취향을 가장하고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며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에서 내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또한 나는 정확한 문장으로 서술하지 못했던 과거의 추억들을 작가가 대신 설명해주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어크로스 투니버스의 수진은 한 만화영화가 완결 날 때마다 말로 다 표현할 길 없이 서글펐고 결말을 본 순간 수진은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홀로 퇴장하거나 추방당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추억은 보글보글에서는 게임 보글보글의 끝판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처음 알게 해주기도 한다. 홀로 클리어하면 매번 1인용의 엔딩만을 보여주며 친구를 데려오라는 메시지만 반복한다. 마침내 2인용 버튼을 누르고 도진과 원경이 둘이서 함께 플레이를 하자 두 공룡은 각자의 연인을 만나 저주가 풀리고 It’s “LOVE” & “FRIENDSHIP” 라는 진짜 엔딩을 보여준다.
에세이에서 임국영 작가는 그것을 어떻게, 왜 좋아하는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이런 질문에 골몰한 까닭은 아마 취향에 관한 정확한 문답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지점을 드러내고 개인과 타자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요소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