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베티나 파우제 지음, 이은미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냄새의 심리학


시중에 심리학이나 인간행동학에 관련된 책들이 많지만 이 책은 정말 처음 보는 색다른 주제다. 냄새와 심리학을 연계해 후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연구한 성과를 읽어 볼 수 있었다.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지부터 행복한 삶, 건강한 몸과 마음, 인간관계까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냄새의 비밀을 즐겁게 읽어볼 수 있다. 


코와 후각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며 그야말로 후각에 대한 호기심 천국이 연상될 정도다. 분명 생물학적 깊은 연구 결과에 대한 진지한 내용들인데도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새롭게 알게 되는 냄새와 인간의 진화, 행동, 심리와의 관계들에 대한 즐거운 읽을 거리의 연속이었다. 


인간은 냄새를 맡아야 인생을 더 누릴 수 있고 심지어 냄새를 잘 맡으면 더 오래 산다고 한다. 인간은 알고보면 개보다도 그리고 그외 어느 동물보다도 후각이 발달한 종이다. 나는 냄새를 맡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말해도 될 정도다. 


인간관계에 유독 능숙한 사람은 후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연구들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거나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사교적인 사람들이 냄새에 더 민감하다. 2016년에 발표된 중국의 어느 연구에 따르면 친구나 지인이 많은 사람, 다시 말해 사회적 관계망이 넓은 사람들은 미약한 냄새까지 더 잘 맡아 냈다. 즉 후각 능력이 더 좋았다. 이처럼 월등한 후각 능력을 갖춘 사교적인 사람들의 뇌를 살펴보니 감정의 중추인 편도체와 사회적 뇌인 중간 전두엽 간의 연결이 특히 좋았다. 둘다 후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다.


후각의 작동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는데 코는 인간의 뇌라고 해도 될 정도이며 사회적 정서에도 후각이 크게 기여한다. 늘 간발의 차이로 앞서 나가는 후각은 정서를 유발하고  많이 맡을수록 더 강하게 기억한다. 후각은 학습도 가능하며 우리를 똑똑하게 만든다


저자는 코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던 이유로 인간의 전형적인 특성으로서 감각보다는 사고와 이성을 훨씬 더 중요시했었던 점을 꼽는다. 여기에 후각을 연구하는 방법의 까다로움도 있다. 냄새를 정확하게 잡아내는 일은 이미지나 소리보다 훨씬 어렵다. 


냄새와 사랑, 섹스, 유혹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도 흥미로웠는데 에로틱한 냄새는 순수한 형태로 제시하기 힘들다. 우리 인간은 냄새로 어떤 상태, 어떤 성적 갈망, 어떤 감정만을 꼬집어 맡아 내지 못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감정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해도 말이다. 감정은 냄새에 대한 반응이다. 말 그대로 우리는 항상 냄새의 무리 속에 둘러싸여 있고 이와 동시에 많은 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유명한 여러 인문학, 인류학, 심리학, 행동학 서적들에서 보지 못했던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척 신선했고 기존의 머리속에 정리해두었던 관념과 학설들 수정하게 되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계속해서 냄새에 반응하는 우리는 후각적 동물에 가깝다. 그리고 냄새를 어떻게 맡고 냄새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우리 삶, 즉 건강, 인간관계, 심지어 지능까지 확연히 달라진다는걸 알게 되니 일상에서의 수많은 냄새가 새삼스러워지기도 했다. 


북라이프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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