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식스티나인 69 sixty nine - 무라카미 류


마침 작가정신에서 멋진 편집으로 개정판이 나와서 무라카미 류의 식스티나인을 이제서야 읽었다. 영어덜트, 성장소설에 좌충우돌 고교생들의 이야기는 국내의 여러 고교 소설, 영화, 드라마가 연상되기도 했다. 


책을 읽는 중에는 작가의 프로필에 나온 52년생이란 실마리로 자전소설인지 아닌지 궁금했는데 책의 후반부 지은이의 말에서 실제 1969년에 저자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썼다는 대목에서 영화<친구>가 연상되기도 했다.  


첫문장에서 1969년이 그렇게나 의미있는 해인지를 처음 알게 되었다. 69년 비틀즈는 화이트, 옐로 서브마린, 애비로드를 히트시켰고 롤링 스톤즈는 최고의 싱글 홍키 통키 우먼을 히트시켰으며 머리칼을 마구 기른 히피들이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고 있었다. 파리의 드골은 정권에서 물어났고 베트남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해 소설의 주인공은 규슈 서쪽 끝자락 미군 기지촌 도시의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열일곱 살 질풍노도 청춘들의 축제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초반부 범상찮은 주인공이 네 가지 이유로 학교에서 이름을 날렸다는 대목에서 앞으로 펼쳐질 스펙타클이 예상되기도 했다. 의과대학 진학 희망자 모의시험에서 전국 321등, 록밴드의 드럼주자, 신문부 활동 중 선생님 허락없이 신문 발행 했다가 발행금지처분, 미군 반대 운동 활동 등이 그것들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 주인공은 친구인 아다마, 이와세 각자의 이름을 딴 ‘이야야’를 조직하고, 그들과 함께 영화, 연극, 록과 시가 있는 페스티벌을 기획한다. ‘이야야’의 리더인 주인공은 삶이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영화 제작을 시작하고, 학교에서 가장 예쁜 소녀를 주연으로 섭외하고 뒤로 갈수록 일은 커지고 이야기는 흐임로워진다. 


지금의 일본이 아베정권 이후로 이해할 수 없는 후진성에 치를 떨게 하는데 반해 1969년 일본의 고교생들은 놀랄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라는 선동적인 슬로건은, 들뢰즈와 가타리가 앙띠오이디푸스에서 말한 것처럼 즐겁게 살려는 그들의 욕망 자체가 혁명이었을 뿐이다. 스스로 인생을 계획하고 그로 인해 흥분하고 좌절하며, 한 여학생의 마음에 들기 위해 엄청난 사건들을 꾸민 겐. 결국 무기정학까지 감수해야 했던 이 열혈 고교생의 이야기는 나의 답답했던 고교생활의 기억을 대체시키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저자의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라는 얘기에 지금부터라도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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