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1
김성곤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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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의 중국 한시기행 : 장강, 황하 편


중국 한시라고 하면 어렵고 따분하게 생각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 고정관련이 깨진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EBS 세계테마기행으로 소문난 재밌는 강의를 하는 김성곤 교수의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장강, 황하 편이라고 하니 앞으로 중국 전역을 모두 다룰 때까지 후속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 김성곤 교수는 중국 한시를 중국 여행과 접목하는 색다른 시도를 보여주며 독자들의 흥미를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유튜브에 강의 동영상과 EBS방송들도 정주행 중인데 중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 뛰어난 입담, 노래하듯 시를 읊는 음송이 인상적이었다.  


책의 구성은 장강 유역의 사천성, 장강삼협, 호남성 등의 명소에 얽힌 한시를 다루는 1부, 황하유역의 황하원, 청해성, 산서성, 산동성 등에 이르는 명소들과 한시들을 다루는 2부로 이어진다. 


각 챕터들은 소동파 <적벽부>, 두보 <망악>, 이백 <장진주> 등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 시인들의 대표작들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과 풍부한 사진자료. 역사 속 인물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사람 냄새 나는 정겨운 여행 에피소드들이 어우러지는 형식이다. 


단순히 한시에 대한 고전풀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우리들에게 어떤 시사하는 바가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되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었다. 예를 들면 황강 동파적벽에 소동파가 남긴 적벽부를 읽다보면 청풍과 명월이라는 조물주가 허락한 무진한 보배를 누리는 삶은 결코 누추하지도 않고, 가난하지도 않다는 것을 배운다. 풍요로운 물질문명의 온갖 혜택을 누리면서도 늘 결핍과 불만을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와는 달리 동파는 가난하고 자유롭지 못한 유배지의 궁핍한 환경 속에서도 풍요를 마음껏 누리며 행복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달빛 밝은 어느 날 밤, 황주에 있는 승천사라는 절을 찾아가 노닌 〈기승천사야유〉라는 짧은 글은 동파의 맑은 행복의 진수를 보여준다.


다양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중국인을 낮춰 부를 때 사용하지만 실은 돈을 관리하는 사람을 뜻하는 ‘장궤’라는 말에서 비롯된 ‘짱깨’의 유래도 알게 되고 용문 밑 협곡에서 용이 된 잉어는 일 년에 수천 마리 중 72마리뿐이었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등용문’도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요즘 같은 코로나 집콕시대에 탄성을 자아내는 절경과 책에 그득한 풍성한 이야기가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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