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1945 -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크리스 월리스.미치 와이스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카운트다운 1945 


역사덕후나 논픽션 팬들이라면 열광할 수 밖에 없는 멋진 책을 만났다. 역사 교과서라면 2차대전의 마지막에 맨하탄 프로젝트로 원자폭탄을 개발하여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하면서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했다고 한페이지에도 충분히 담은 얘기를 넉넉하게 400페이지 남짓한 이 책에 담아냈다. 


그 히로시마 원폭 투하 전 116일간의 실제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이 책은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부통령이었던 트루먼이 대통령을 이어받게 되는 날부터 시작된다. 


책의 구성은 카운트다운: 116일 - 4월 12일, 미국 워싱턴부터 , 카운트다운: 21일 - 7월 16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16일 - 7월 21일, 티니안섬…. 이런 식으로 실제 116일의 전부를 다루진 않지만 꽤 많은 날들의 이야기를 마치 논픽션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서사한다. 그리고  

마지막 투하 날에는 9시간 전부터 2시간 15분전, 25분전, 3분전, 1분전, 58초전, 43초전까지를 다루며 숨막히는 스릴감까지 선사한다. 


물론 이 모든 비극은 결코 흥미롭게 즐길 수만 없는, 인류가 다시는 겪지 말아야 될 일이며 나 역시도 반전주의자이자 원전에 반대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그런 아픈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의미있는 기록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트루먼 대통령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 같았다. 최종 결정권자가 사망하고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부통령 해리 트루먼이 하루아침에 미국 대통령이자 미군 총사령관이 되면서 116일 동안의 그 심리와 고뇌, 결정과 행동이 그 이후의 인류 역사의 방향을 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책에는 트루먼 대통령 외에도 당양한 관계자들이 등장하며 그야말로 대서사시를 펼쳐낸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일본의 무조건 항복 이전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예를 들면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 몇 년째 연구하고 실험하고 제조하고 있었지만, 모두 이론에 불과한 것이었고 7월 16일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시험이 성공한 뒤에도, 실전 사용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컸으며 일본 본토 투하만큼 강력하게 대두되던 대안인 ‘엄포용 시연’이 결국 채택되지 않은 것은 예고한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뿐더러 일본군의 투지를 더욱 불태우는 역효과가 날 것이기 때문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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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세기의 핵 무장 경쟁은 1945년 7월 24일 오후 7시 30분 체칠리엔호프 궁전에서 시작됐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는데 트루먼은 스탈린에게 미국은 이례적인 파괴력을 가진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됐다고 말했고 그는 스탈린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다. 그가 화를 낼까? 미국이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파괴력이 엄청난 새 폭탄을 개발하면서 몇 년 동안 이를 동맹국에 숨겼다고? 스탈린은 그런 소식을 듣게 돼 기쁘며 미국이 “그것을 일본을 상대로 잘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뿐이었다. 


그러나 스탈린은 관심이 있었다. 그저 놀라지 않았을 뿐이다. 소련은 3년 동안 독자적인 연구를 해왔다. 그리고 그들은 맨해튼 사업 내부에 스파이를 심어두고 있었다. 로스앨러모스에 있는 클라우스 푹스라는 독일 출생의 물리학자가 소련에 귀중한 정보를 제공했다.


불과 116일 만에, 검증받지 않은 새 지도자는 역사상 가장 중대한 축에 속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원자력 시대를 맞아들였고, 인류의 미래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세계를 만들어냈다. 지구상의 핵폭탄과 탄두(그 하나하나는 ‘꼬마’와 ‘뚱보’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비축량은 지금 5만 개에 육박한다. 히로시마 폭탄 수백만 개에 해당한다. 그러나 75년 후, 전쟁에서 이 무기를 사용해본 나라는 여전히 딱 하나다.


많은 과학자들에게 그것은 난제였다. 일부는 맨해튼 사업 동안, 이론을 폭탄으로 바꾸는 도전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들은 그 도덕적 결과나 물리적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많은 사람들은 이 무기의 파괴력으로 인해 괴로워했다. 일부는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서 자기네가 한 역할 때문에 우울증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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