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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토크 - 내 안의 차별의식을 들여다보는 17가지 질문
이제오마 울루오 지음, 노지양 옮김 / 책과함께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인종토크
작년에 블랙리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와 올해 아시안 혐오 문제 그리고 국내의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가정 문제까지 인종차별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만난 의미있는 책이다.
책의 형식은 이미 미국에서는 가장 주목받는 흑인 여성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인종에 관한 글을 쓰고 활동하면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17가지에 대해 올바른 사고 전개 과정과 해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열입곱 챕터에 열입곱가지 질문과 주제를 배정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각잡고 앉아서 공부하듯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인종차별과 편견에 대한 감수성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게 있어서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했지만 몇 페이지만 읽어도 나의 미천한 지식과 삐뚤어진 시각들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고 어려운 개념으로 따분한 잔소리 같은 얘기는 아니었다. 저자의 친절한 안내와 진솔한 경험이 버무려진 일종의 에세이 같은 차별 의식을 들여다보는 지침서 같은 글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항목들을 나열하면서 생각들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는 대목들이 유익했다.
특히 처음 들어보는 개념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데 구조적 인종주의, 마이크로어그레션, 톤 폴리싱, 교차성, 문화 도용, 경찰의 과잉 진압, 흑인 대 흑인 범죄, 학교교도소 파이프라인, 모범 소수민족 신화 등은 어려운 학술적 용어가 아닌 여러가지 차별 의식에 대한 복잡한 생각들을 명확한 키워드로 설명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17가지 질문들을 대략적으로 나열해보자면 인종차별과 인종주의, 인종에 대해 잘못 말하는 것들, “내 특권을 돌아보라”, 교차성, 경찰의 과잉 진압과 인종차별과의 관계, 소수집단우대정책, 학교-교도소 파이프라인, 왜 ‘N’ 단어를 쓰면 안 되는지, 문화 도용, 마이크로어그레션, 모범 소수민족 신화 등을 다룬다.
개인적으로는 왜 “내 특권을 돌아보라”는 말을 들어야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싫고, 내가 가진 것들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믿고 싶으며, 세상 이치에 무지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특권 개념은 우리가 공정함에 대해 들어온 모든 것, 즉 근면 성실한 사람들에게는 부와 행복이 온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정면 공격한다. 우리는 우리가 a를 하면 b를 기대할 수 있는지 알고 싶고, b를 얻지 못한 사람은 a를 하지 않아서인 건지 알고 싶다. 특권의 개념은 이 세상을 덜 안전하게 한다. 우리는 이 세상이 공정하고 친절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비전을 지키고 싶다.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반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아보지 않은 특권의 해악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 자신의 특권을 돌아보라”라고 말하면, 그것은 잠깐 멈춰 서서 당신이 가진 이득들이 당신의 주장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려하라는 의미다. 어떤 분야에서의 불이익이 없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나아가 그 고통에 기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식하라는 의미다.
교차성이란 개념을 설명하는 대목도 유익했는데 우리 모두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정체성으로 이루어졌다. 젠더, 계급, 인종, 섹슈얼리티 등은 우리의 삶의 경험과 세계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정체성이 부과한 각각 다른 위계, 특권, 차별이 수많은 방식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특권과 차별은 진공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고 혼합되어 있으며 서로 완화하기도 하고 대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