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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 역사학자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전우용 지음 / 새움 / 2021년 2월
평점 :
망월폐견
평소 페이스북에 게시물은 올리지 않지만 열심히 눈팅하는 이유가 있다. 깊은 통찰과 혜안에 감탄하는 화려한 필력의 소유자분들 때문이다. 그분들 중에 단연 손가락으로 꼽는 분이 이 책의 저자 전우용 교수님이시다.

이번에 전우용 교수님의 그 수많은 명문장들이 망월폐견이라는 기가 막힌 제목으로 정리되었다고 하니 집어들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몇년간 페이스북 거의 대부분의 글을 읽어왔지만 막상 펼쳐보니 가나다 순으로 멋지게 정리되어 있고 다시 읽어봐도 새롭게 감탄사가 나오는 그야말로 소장각이었다.
저자는 역사학자이지만 단순한 역사지식에 대한 서술이나 현학을 위한 글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사는 현재 세상을 이야기한다. 역사적 통찰과 혜안에 근거한 정의(正義)에 대한 정의(定義)이고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해준다.
이 책의 부제는 역사학자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이라지만 여느 시사상식 사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사실관계에 대한 정보의 나열은 절대 아니다. 물론 각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진영을 대변하는 주장이 아닌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어떤 시각과 어떤 논리에 기반한 생각을 해야되는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감염병, 일제 불매운동, BTS, 디지털교도소, n번방, 식민사관, 알권리부터 너무 첨예해서 함부로 나섰다가는 어떤 공격을 받을지 꺼려지기 까지하는 조국, 박근혜, 탄핵, 정의기억연대, 검찰개혁, 대북전단, 언론, 이승만, 친일파, 토착왜구 등을 다루며 우리 사회 현상의 이면을 깊게 파고든다.
망월폐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짖는 건 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개의 버릇이 나쁘기 때문입니다.
빨갱이 사냥의 시대는 투철한 이념의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무식이 생사람 잡던 시대였습니다. 무식은 순수와 진실의 편이 되기보다는 사악한 사기꾼들의 편이 되기 쉽습니다.
한국 언론들이 집 없는 사람 편들었다가 집 가진 사람 편들었다가 하는 것은 그들이 서민과 중산층 모두를 가지고 노는 기득권 적폐세력의 중핵이기 때문입니다.
부페 기득권 세력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기사, 연예인 사생활이나 파헤쳐 악성 댓글을 유도하는 기사,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시민을 물고기처럼 낚으려는 기사 등은 조회하지도 공유하지도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 언론이 바뀔 수 있습니다.
현세에서 지나치게 무식한 사람들은 천국에서 받아줄 리 없습니다. 종교의 가르침은 상식을 초월하는 곳에 있어야지 상식 이하나 몰상식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상식에서 몰상식으로 추락하는 건 꺠달음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2019년과 2020년의 글만 정리된 책이란 점이 아쉽다. 그 이전의 글들도 출간되길 바라고 앞으로 쓰는 글도 후속편으로 정리되었으면 한다.